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허성호 교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허성호 교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허성호 교수
일반적으로 급성심근경색은 `뻐근하다`, `체한 것 같이 답답하다`,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다` 등의 흉통 증상과 심전도의 이상, 심장 효소 검사의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간혹 `흉통=심근경색`이란 우리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 이로 인해 의심이나 진단이 늦어져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급성심근경색의 1/4 정도가 흉통을 동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목 부위가 답답하고 팔(특히 좌측)이 아프다거나 속이 더부룩하는 증상을 호소해 이비인후과 혹은 정형외과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치료 시간을 넘기게 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고령의 환자나 당뇨를 동반한 경우, 여성 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는 호흡이 가쁘다거나 기운이 없다거나 소화가 되지 않고 체한 느낌이 든다거나 피로하다거나 하는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급성심근경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피떡에 의해 갑자기 완전히 막힘으로써 심장 근육이 죽는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대개 응급실로 실려 오기 전에 약 30%가 사망하고 응급실 내원 후에도 약 10%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최근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인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비만·스트레스·흡연 등으로 인해 심장병 사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돌연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막힌 관상동맥을 다시 뚫어주어 심근에 혈류를 재개하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조기에 관상동맥을 재관류시켜 심근경색의 진행을 막고 심장 기능을 보존하여야 한다. 만일 재관류가 늦어질수록 남은 심근은 불가역성 괴사에 빠져들게 되고 심근경색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은 감소하게 된다. 심근경색 발생 후 4~6시간 이내에 재관류가 이루어진다면 심근의 괴사를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 이를 황금의 시간이라 말한다. 재관류를 시키는 방법은 내과적, 외과적 방법이 있다. 내과적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관상동맥 풍선 성형술 및 그물망 삽입 시술이 있고, 외과적 방법으로는 응급 관상동맥 우회수술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산업화에 따른 질병의 서구화로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는 심혈관 질환에 의한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그 방법으로는 고지혈증의 치료, 규칙적인 운동, 비만치료, 고혈압과 당뇨의 적절한 치료, 금연,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 등이 있고 지나친 음주도 삼가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