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문고에서 초청받았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선생님들은 무척 힘든 하루를 보내야겠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입구에 들어서서 난 눈과 입이 저절로 커졌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아이들의 함박웃음과 함께 해맑게 "선생님 여기 있는 책 보고 있어도 되는 건가요?"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책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과 지낸 시간이 나름 길었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눈망울들을 본 기억이 언제였었나 싶을 정도로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보기만 했다.

책을 읽어주고 난 뒤 느낀 점을 발표할 때 은근히 걱정됐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에 아이들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했던 직원도 놀라웠지만 너도나도 손을 들고 발표를 하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대견스러웠고 감탄스럽기만 했었다. 순발력 있고 재치있게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직원의 모습에 어쩌면 저리 따뜻하고 정감 있을까? 왜 난 저렇게 하지 못했을까? 그 순간 난 속으로 너무 창피했다. 또 아이들을 그동안 너무 몰랐고 무시했었다는 생각에 잠시 고개를 숙였다. 정작 아이들과 있는 시간은 계룡문고 직원들이 아니고 우리였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반성을 깊이 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듣고 나니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우린 너무 어렵게 생각만 했단 생각에 그저 아이들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진한 감동을 받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각자 두 권씩의 책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이 평소 같으면 센터에 돌아오면 장난치고 소리 지르고 야단인데 오늘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조용히 앉아 각자 가져온 책을 읽는데 진지해 보였다. - 이 글은 지면의 한계로 간추린 글이다.

이런 감동은 사회복지시설 아이들을 견학시킬 때마다 일어난다. 책은 생각을 자라게 하고 자립의 힘을 기르기에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독서복지가 중요하다. 시급히 실행할 때다. 계룡문고 대표·책 읽어주는 아빠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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