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실무근" 일축… 악성루머 주의 당부

지난 달 31일 유성구청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여성은 "유성구 모 초등학교 앞에서 최근 납치 미수 사건이 있었다"며 CCTV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담당직원은 "민원인이 긴박하게 전화를 걸어 화를 내며 항의를 해왔다"며 "학교 앞에서 납치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사실이 아닌 헛소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학부모 사이에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선의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일 대전지방경찰청과 유성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한 여성이 구청으로 전화를 걸어 유성구 모 초등학교에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구청은 소문이 나돌자 확인에 나섰지만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 관계자는 "민원인이 모 초등학교에서 최근에 유괴사건이 발생해 불안하다며 CCTV설치를 요구해 왔다"며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해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문은 결국 경찰에게까지 확산됐다. 하지만 유괴 미수 사건이 있었다면 경찰 신고가 됐을텐데 해당 지역은 물론 대전지역 어디에서도 비슷한 신고는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해당 학교내에는 현재 총 8대의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정문 앞에는 별도의 CCTV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측에서는 방학기간이기 때문에 소문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파악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아직까지 납치 미수에 대한 보고는 받은 게 없다"며 "방학기간이어서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교육을 받고 일부 학생들만 학교에 나와 소문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악의적인 소문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어 확인되지 않는 소문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4월 대전의 한 여고생이 성인음란물에 등장한다는 헛소문이 확대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인터넷 상에 올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자극적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악성 루머의 경우 사회 구성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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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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