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덕의 젊은 과학자] 고원하 핵융합硏 박사

국가핵융합연구소 실험운영팀 고원하<사진> 박사는 핵융합 에너지를 실험하는 장치인 `K-STAR(케이스타)`가 가동될 때 그 온도를 측정하는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플라즈마의 회전속도를 통해 움직임을 살펴보고 플라즈마를 가둔 벽 가까이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 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런 분석을 통해 플라즈마를 가동하면서 나타나는 예측할 수 없는 현상들을 분석하는 데 한 발 더 다가가게 되고 결국 우리가 원하는 대로 플라즈마를 고효율 모드로 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다.

고 박사는 "플라즈마를 가열시키는 중성빔이 플라즈마에 입사되면서 빔과 플라즈마 안의 입자가 교환할 때,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한 상태로 변하면서 빛이 나오는데 그 빛을 보는 방식"이라며 "그 빛이 아주 조금만 나와도 잃어버리지 않고 분석을 할 수 있는 뛰어난 분광기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1/100초 단위까지 미세하게 측정하지만 처음에는 1/5초 단위를 측정하는 수준에서 시작했다. 분광기는 빛에 프리즘을 대면 파장별로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할 수 있는 것처럼 빛을 퍼트려 전자온도와 회전속도 분포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이를 정확히 분석해 고효율모드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플라즈마를 가둔 외벽을 칠 때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효율모드가 잠시 붕괴되는 현상의 원인을 찾는다.

그는 "마치 댐의 일부가 무너지듯이 고효율모드 상태가 댐의 벽을 치는 상황이 생기는데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은 물론 대형 장치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현재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장으로 섭동을 주는 등 여러 방법이 고안되고 있는데 정확한 진단을 해야만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에서 고에너지물리를 전공한 고 박사는 핵융합연구를 접하고 주 전공분야를 바꿀 정도로 매력을 느꼈다. 고에너지물리분야의 주 연구분야인 가속기 같은 엄청난 규모의 장비를 이용한 분야보다 직접 실험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핵융합연구가 더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의 큰 문제로 닥쳐온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라는 점에도 마음이 끌렸다.

그는 "보통 고에너지물리를 연구하게 되면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연구장비를 붙잡고 입자가 어디에 맺혔다, 이런 걸 분석하는 연구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진단한 과정은 정말 재미있기 때문에 박사과정에 들어서서 플라즈마 연구실로 바꿨다"고 말했다.

연구를 시작하고도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연구소에서 첫 플라즈마를 발생시킨 것은 지난 2008년이었지만 진단장치는 2010년이나 돼서야 첫 가동을 시켰다. 처음으로 플라즈마 발생 1초 당 5개의 데이터를 얻어냈던 날은 잊을 수 없는 기쁨으로 남아있다.

그는 "사실 모든 지원을 풍족하게 하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과를 얻어 냈을 때는 굉장히 기쁘고 뿌듯했다"며 "앞으로 수직방향까지 데이터를 분석하면 향후 각각의 속도를 통해 전기장의 분포를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플라즈마 끝부분과 내부 벽 사이의 전기장 분포를 알아내면 그동안 플라즈마에 대해 잘 몰랐던 많은 의문들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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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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