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선비라고 하면 곧은 선비를 연상한다. `곧음`이란 무슨 뜻인가. 평생 곧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한 우암 송시열의 가르침을 통하여 선비의 `곧음(直)`을 생각해 본다.

우암은 평생 자기가 행하는 모든 일에 곧지 않은 바가 없고자 노력했다고 자부했다. 한말의 의병장 화서 이항로는 우암이 `곧음`으로써 기운을 길러 천지에 가득 채웠기 때문에 천하의 큰일을 담당하였으나 동요하지 않았고, 지극히 험한 지경에 처하였으나 좌절하지 않았다고 칭송했다. 우암은 우주 자연의 생성변화 과정인 도를 `곧음`이라고 이해하여, 천도의 속성을 `곧음`이라고 보았다. 선비에게 `곧음`이란 천도와 인도를 행하는 인생의 방도이기도 하다.

공자는 `사람이 사는 것은 곧음뿐인데 곧지 못하게 사는 것은 요행히 죽음을 면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맹자가 호연지기를 기른 것도 다만 `직(直)` 한 글자뿐이었다고 했다. 주자의 마지막 가르침은 `천지가 만물을 낳는 법칙과 성인이 만사에 대응하는 법칙은 직(直)일 뿐`이라고 했다. 우암은 `직(直)`이야말로 공자, 맹자, 주자 세 성인의 동일한 법도라고 정리하고, 자신도 임종 때에 `직(直)`자로 자신의 학문과 생애를 요약했다.

`곧음`이란 마음이 사욕으로 인해 자기 어질고 착한 본성을 어기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우암은 `직(直)`하지 않으면 생의 도를 잃게 되어 죽음을 면하지 못한다고 하였으며, 사욕이 깨끗이 없어져서 통연히 통달하여 내외, 상하, 원근의 간격이 없는 경지라고 했다. 또한 마음을 다하여 거짓과 사사로운 뜻이 털끝만큼도 없는 마음이며, 마음을 다하여 조금도 거짓이 없다면 가슴이 확 트이게 된다고 했다. 이러니 직(直)이란 사욕과 거짓 없는 마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암은 군자의 마음은 단지 의리와 당연으로써 스스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을 할 뿐, 세상이 알든 모르든 알 바 아니라고 했다. 사욕을 제거하여 마음이 깨끗하면, 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함께 밝아져서, 자신이 곧 도이고, 도가 곧 자신이 되는데, 그 마음의 즐거움은 말로 형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려 줄 수 없다고도 했다.

이러한 충청 선비의 곧은 정신은 현대사회에서 단지 답답한 고집불통이라고만 여길 수 있을까? 이러한 곧은 인격은 한국 문화융성의 소중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문준 건양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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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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