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국장

요즘 시대에 무농약, 유기농이라는 말은 주변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고 실제 그런 물품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소비자 설문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무농약이나 유기농 물품을 구매하겠는가?"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어떤 할인마트를 가보더라도 유기농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그곳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러나 이즈음에서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유기농, 무농약 물품이지만, 생산지가 어디이고 생산자가 누구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유기농이라 믿고 구매했지만 생산지가 해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손쉽게 구입해서 먹고 있는 칠레산 포도는 약 2만 480km,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약 9604km를 달려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제공되는 거리가 먼 만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왁스, 농약 등 화학처리를 하게 된다.

최근 로컬푸드가 유행처럼 성장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농산물과 생산품을 이용하자는 운동이다.

거대 기업에서는 우리 지역 농산물을 사들여서 서울로 모두 보냈다가 다시 우리 지역으로 내려오는 유통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런 유통은 물품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물품의 신선도도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로컬푸드를 실천한다면 우리 지역의 신선한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바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산지와의 교류를 통해 단순한 구매행위가 아닌 생활 속의 문화교류로도 활동할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도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를 외치며 착한 소비자가 되고 싶어 한다.

또한 로컬푸드를 실천하는 농가들도 얼굴 있는 소비자들을 대면하며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상생하기를 원하고 있다. 유행처럼 번져가는 로컬푸드 운동이 한 시대의 전유물이 아닌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기를 바란다. 또한 소비자들은 함께 생각해보자.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하기 위해 해외나 먼 지역의 무농약, 유기농 물품을 소비할 것인지, 우리 지역의 유기농, 무농약 물품을 소비할 것인지. 어느 쪽이 현명한 소비자의 모습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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