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학기 초에 학생들의 독서력 향상을 위해 고심하던 대전의 한 중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자문을 해왔다.

오랫동안 현장 경험과 성공 사례가 있기에 기쁘게 승낙했다. 우선 책과 친근해져야 독서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교생을 서점 견학 시키고 1학기 말쯤에 국내 최고의 작가 한 분을 학교로 모시고 전교생을 상대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자고 했다.

그래서 여느 학교처럼 전교생 서점 견학을 토요일마다 시행하고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상태를 보고자 학교에 찾아갔더니 교장 선생님께선 학생들의 학교도서관 이용률이 자연스럽게 늘어나 인근 중학교 교장 선생님께 자랑했다며 독서 담당 선생님은 시험 때가 되어도 공부보다는 책만 본다며 매우 흡족해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서점 견학을 한 많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새삼스럽게 듣는 것처럼 기뻤다.

서점 견학을 마친 뒤 약속대로 교과서에도 시가 수록된 정호승 시인과 들어갔는데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흐트러짐이 없이 진지하게 듣고 사인을 받았다. 끝날 때는 정호승 시인과 함께 기념 촬영까지 했다.

학생들이 유명한 시인에게 가까이에서 강의 듣고 대화하며 사인 받는 것이 얼마나 신바람 나는 일인가. 학생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났다.

오랫동안 유명 작가를 초청해 학교현장에서 행사를 많이 해오고 있는데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까지 반응이 아주 좋다. 작가 초청 행사는 아이들에게 깊이 있고 폭넓은 사고를 키워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도 매우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행사는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학교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어려움들은 지역 서점과 함께하면 의외로 큰 성과로 승화된다. 바로 해피스쿨(Happy school)이 되는 것이다.

계룡문고 대표·책 읽어주는 아빠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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