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융진 지방부 당진주재

지난 28일, 29일 당진시 합덕읍에서는 합덕읍 승격 40주년 행사가 다양하게 열렸다. 이번 행사들은 '희망찬 합덕읍 융성 원년의 해'라는 구호아래 진행됐다. 읍으로 승격돼 40년이 지났으나 현상유지는커녕 날로 쇠퇴하니 무엇인가 대책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28일 오후 합덕읍민회관에서 개최된 (합덕)지역발전토론회는 여러 행사의 집약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합덕 안팎의 토론자들이 다양한 '합덕 중흥 계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앞으로 합덕읍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것이다.

합덕의 번성과 쇠퇴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복합작용의 산물이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번성을 이끈 것이 아니고, 역시 쇠퇴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번성국면에는 남다른 자부심이, 쇠퇴일로에는 속절없이 바라보는 절망감이 배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50년 전에 합덕의 모습을 담은 '약진합덕'이란 앨범을 발간한 것은 자부심의 발로요, 엊그제 열린 40주년 행사는 절망감을 떨쳐내자는 몸부림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번성과 쇠퇴에 투영되는 반응은 그렇게 다르다.

합덕 토박이인 한 토론자는 합덕의 불편한 진실을 고백했다. 고백의 요지는 화합이었다. 합덕은 외부인들이 지적하기에 화합이 어려운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한다. 합덕에 발령받은 외지인들은 무사하게 임기를 마치면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해서 그 토론자는 명예와 부를 지닌 기득권자의 배려가 절대로 필요하고, 세대·계층·사회단체가 소통이 절대로 요구되니 앞으로 제발 그렇게 하자고 호소했다.

기운은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집산'이라는 점에 주목할 때 기운은 다시 모아질 수 있다. 다시 일어나는 것을 중흥이라고 한다. 합덕읍민들이 바라마지않는 '융성'이 그것이다. 그동안 합덕 기운의 집산은 복합적인 여건으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합덕읍민이 바라는 중흥은 합덕읍민들의 역량에 달렸다. 중흥을 위한 추동력은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 합덕읍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당진시나 충남도 또는 중앙정부의 지원의 방향도 내부의 의견을 종합해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합덕호(合德號)라는 배가 제대로 된 항로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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