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웅 교육문화부 grandtrust@daejonilbo.com

대전시는 26일 국·과장급 38명에 대한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에는 그동안 채용절차가 `감감 무소식`이던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 신임 관장 내정자도 포함돼 있었다. 현 손인술 관장에 이어 제9대 연정국악문화회관 관장에 내정된 인사는 이임무 법무통계담당관으로 신임관장은 다음달 1일부터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연정국악문화회관의 새 수장이 누가 될 것인지는 지역국악계를 비롯한 문화계의 화제거리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1981년 개원 후 30여 년 동안 한국음악의 보존과 연구·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한국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한 연정국악문화회관이 현재 새로운 도약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연정국악문화회관은 2014년 완공 예정인 국악전용극장을 중심으로 공연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와 조직 개편, 연주단원들의 인력확보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하다고 할 수 있다.

시는 기획·법무·국제관계 업무를 두루 거친 것으로 알려진 신임 관장이 시와의 원활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고 예산·인사 및 기획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임 관장에 대한 지역 국악계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에는 공모절차 없이 바로 일반직 공무원을 내정했기 때문에 국악계 일부에서는 연정국악문화회관의 현 입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연정국악문화회관 관장 임용이 있을 때마다 공모를 통해 국악 전문가로서 단원들과 교감하며 지역 국악계의 현안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국악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국악과 아무 관련 없는 공무원이 내정돼 왔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이런 공모절차도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연정국악문화회관이 국악계의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시의 방침에 따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을 국악계 일부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아직은 섣불리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일부 국악계의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는 항상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지역문화계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하면서 이번 인사 과정에 있어서는 최소한 국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특히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 문제에 있어 시의 일방적 진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 시도 그로 인한 오해와 우려의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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