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전도사를 찾아서]⑦김희숙 대전 동구 희망복지지원담당

`공공복지 정책 변화의 산 증인`. 김희숙(59·사진) 대전 동구 희망복지지원담당을 일컫는 말이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생활을 이어오다 정년을 1년 여 앞둔 고참 공무원인 그는 누구보다 능력을 인정 받는 사회복지공무원이다. 그가 공직을 시작한 것은 8급 별정직 `부녀봉사관`을 통해서였다. 지금은 기억하는 이조차 드문 부녀봉사관은 80년 대 후반 가정 복지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전국적으로 30,40대 기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별정직을 채용한 데서 비롯됐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가 채용된 것은 우연 아닌 우연이었다. 대학 졸업 후 학교 행정직으로 근무하다 전업 주부의 삶을 살던 그는 당시 통장이던 친구를 도와 인구 총 조사를 진행했는 데 그 꼼꼼함을 눈 여겨 본 동장 및 직원들의 추천으로 부녀봉사관이 될 수 있었다. 행정직의 경험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때문에 그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기회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늘 준비하라"고 말한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공직 생활이었지만 이후 동구노인복지관과 판암동, 중앙동, 효동 동 주민센터를 거쳐 구청 근무에 이르기까지 그에겐 늘 열심히 하는 공무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여기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배움을 그치지 않은 그의 노력이 있었다. 유아 교육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교육 행정직 시절 방통대 경영학과를 시작으로 방통대 행정학과, 한남대 사회복지 석사까지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학문을 팠다.

홍도동 주민센터에서 일할 당시에는 중국 교포가 비행기 값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정을 듣고는 무작정 대전일보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 사연이 소개돼 각계에서 온 도움을 전달하기도 했다. 배짱과 소신으로 점철된 삶이었다.

그는 지난 2011년 예산 절감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과 예산 성과금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제 2기 지역사회복지계획을 만들면서 용역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자문을 받아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 보고서를 작성해 28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절약한 공로다. 동구가 신청사를 신축하며 열악한 사정이 도마에 오를 때 였다. 예산을 줄여보고자 계획 수립에 필요한 설문를 직접 작성하고 1400장의 설문지를 직접 인쇄, 이를 동 주민센터와 복지관에 돌린 뒤 결과를 취합해 직접 분석했다.

그는 "사회복지 업무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공직 기간동안 현재 맡고 있는 통합사례관리 사업을 통해 맞춤형 복지를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퇴직 후에는 복지 시설에서 봉사하면서 손자들과 신나게 놀아주는 멋있는 할머니의 삶도 기대된다"며 웃음 지었다. 백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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