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news-yph@daejonilbo.com

천안시 장애인 콜택시 이용시간이 한 시간 단축되자 장애인계가 반발하고 있다.

시에서 위탁 받아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는 천안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나 센터 운영을 관할하는 시는 운행시간 단축이 수요 분석 결과 장애인의 편의를 돕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오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장애인 콜택시의 야간 운행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한달 평균 3건에 불과한 반면 기존 운행시간에서 공백이 발생한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의 장애인 콜택시 수요는 여러 건을 차지해 운행시간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장애인계는 다른 분석을 내 놓았다. 장애인 콜택시의 야간 운행 실적이 저조한 까닭을 단순히 수요가 없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반박이다.

장애인 콜택시의 기존 이용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라지만 실제 콜을 접수하는 마감 시간은 그 보다 이른 탓에 장애인들이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콜택시가 필요해도 지레 이용을 포기해 야간 운행 실적이 적은 것이라고 중증 장애인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운행 시간 단축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장애인 콜택시가 이동에 심한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교통수단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이해가 충돌하는 시점에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배차 간격이나 근무자의 출·퇴근 시간 등을 조정해 야간 운행 시간을 단축시키지 않으면서 한 낮의 수요를 보충할 수 있는 방안은 불가능했을까 의문이 남는다.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맡고 있는 단체의 인식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운행시간 단축에 따른 장애인계의 반발이 본보에 보도되자 천안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야간에 다니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요지의 의견을 피력했다. 제 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들은 늦은 시간까지 외출하면 안 되는 노릇일까.

지난 달 28일 국무총리 주재로 새 정부 첫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법정기준 보급대수 대비 54%에 불과한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의 보급률을 2017년까지 100% 달성한다는 계획이 채택됐다.

보급률 향상도 중요하지만 적실한 운영이 뒷받침돼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보장이 홀대되는 일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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