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100배 활용하기] ④ 장애인·취약계층 분야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취약계층 자존감향상프로그램에서 풍선아트를 배우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 사진=대전복지재단 제공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취약계층 자존감향상프로그램에서 풍선아트를 배우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 사진=대전복지재단 제공
"저는 시각 장애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변수진(가명)씨는 지난해 우연히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취약계층 자존감향상프로그램을 권유 받았지만 시력 장애 1급을 이유로 참여를 거절했다. 서비스 시행 기관 담당자는 "보이지 않는 것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도전하는 정신도 중요하다"며 "이용자 맞춤형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할 수 있는 게 분명 있을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담당자가 권한 것은 풍선아트. 아이를 위해 배워두면 좋지 않겠느냐는 조언도 덧붙였다. 고민 끝에 남편과 함께 풍선아트를 배우게 된 수진씨를 위해 집으로 방문 교육도 진행했다.

"요술풍선은 불 때 몸통 아니면 꼬리 몇 cm 남기고 불어 묶으세요", "풍선으로 알라딘 칼을 만들 때는 끝까지 불고 묶으세요" 등 친절하고 세세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끝이 어딘지 잘 볼 수가 없는 수진씨의 풍선 작품은 기대와 달랐다. 크기는 제각각이고 터지기도 일쑤. 끝없는 반복 연습이 이어졌다.

그렇게 어느 정도 풍선을 부는 것이 적당한 지 감을 잡았을 때 처음으로 알리딘 칼 풍선을 성공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수진씨에게 생겨 났다. 만든 작품을 아이들에게 주니 무척 좋아하며 잘 때도 꼭 껴안고 자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의욕이 생겼다.

토끼, 별, 하트 봉 등 점점 만들 수 있는 풍선이 늘어나면서 성취감은 더욱 높아졌다. 한 번은 공원에서 풍선을 만들고 있을 때 였다. 수진씨의 풍선을 보며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몰려 들어 자신들도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졸랐던 것. 그렇게 풍선 100개가 그 자리에서 동이 났다.

수진씨는 "힘든 줄도 모르고 풍선을 만들었다"며 "나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풍선아트 2급 자격증까지 따 내며 처음의 소극적인 모습 대신 적극적으로 도전에 나서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는 "취약계층자존감향상 프로그램을 알지 못했다면 풍선아트 2급 자격증 도전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기쁘고 더욱 많은 장애인들이 서비스를 접하고 나처럼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진씨가 경험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의 취약 계층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은 현재 건강 증진반(신체, 심리적 건강 지원)과 문화 여가반(하모니카,기타, 악기연주 등), 자격증 도전반(POP, 손마사지, 퀼트) 등으로 운영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일반 대상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운영 기간은 1년에 달한다. 서비스 이용 비용은 18만 원으로 정부 지원금은 수급자 16만 2000원, 일반 14만 4000원으로 본인 부담은 1만-3만 원 선에 불과하다. 이밖에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장애인· 취약계층 대상 프로그램은 △장애아동 보조기기 렌털서비스 △정신장애인 토털 케어 서비스 △장애 가정 지원 서비스 △행복한 가정 만들기 △ 건강지킴이 서비스 등이 있다.

장애아동 보조기기 렌털서비스는 중증 장애 아동에게 보조 기기를 빌려주는 것으로 보조기기 사용 방법을 교육하고 수리 관리도 맡고 있다.

정신장애인 토털 케어 서비스는 정신 질환자에 대한 위기 상황에 개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초기 상담과 욕구 사정, 증상 관리, 일상 생활 지원, 사회 적응, 취업 지원, 가족 상담에 이르기까지 서비스가 진행된다.

또 장애가정 지원 서비스는 장애 아동을 둔 부모에게 커피 바리스타 교육과 힐링 베이킹 등을 도입하고 가족 캠프, 축제, 가족 요가 등을 통해 장애로 인해 가족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균열을 막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행복한 가정 만들기는 대인 관계 척도, 행복지표 등의 진단 평가를 통해 라이프 코칭과 어시스팅을 지원한다.

건강 지킴이 서비스는 정기적 건강 측정, 개별 면접 및 사정, 건강 관리 프로그램 지원 등이 있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