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hjh7900@daejonilbo.com

최근 천안시는 2013년 재정건전성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내용은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개요`에 따르면 올해 예산 기준으로 천안시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3.09%, 343억 원의 흑자로 나타났다. 전국 244개 지자체중 238개의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적자(-)였으며, 통합재정수지비율이 흑자인 지자체는 동해시(4.38), 천안시(3.09), 용인시, 광주광역시 남구, 신안군, 김포시 총 6곳에 불과했다. 통합재정수지비율 전국 평균은 -5.90%, 시 평균은 -6.48%로 나타났다. 이 자료대로라면 천안시의 재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에 그다지 신뢰는 가지 않는다.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천안시가 갚아야 할 빚이 아직도 수천억 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전행정부가 작년 말 기준 전국 시·도와 시·군·구의 지방 채무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채무잔액이 많은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 서울, 부산, 인천 순으로 집계됐다. 시·군·구 중에는 용인이 6275억 원으로 채무잔액이 가장 많았고 고양(2690억원)과 천안(2437억원)이 뒤를 이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빚 많은 순위로는 천안이 상위권에 있는 것이다. 물론 천안시 채무액이 지난 2009년 3178억 원에서 해마다 감소세를 보여 올 5월 말 기준 2157억 원으로 줄어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몇 년 사이에 1000억 원 이상의 빚을 갚은 것은 그만큼 시의 건전재정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1년도 안돼 재정건전성이 전국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시민들도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채무액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데 재정건전성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니…. 시민들이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빚이 많으면 재정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것 쯤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 같은 결과를 누가 신뢰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미여관옥(美如冠玉)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겉만 번지르르 하고 알맹이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2013년 천안시 재정건전성도 겉만 보기 좋게 치장했을 뿐 알고보면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왔던 건 간에 이것저것 다 빼고 재정건전성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한 천안시가 아무쪼록 채무에 허덕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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