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키워드 검색법' 독서 편식 방지 책 구매땐 강요보다 아이선택 우선 존중

많이 읽는 다독(多讀) 보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책을 읽는 탐독(耽讀)이 더 중요한 요즘이다.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대충 읽고 넘긴다면 상상하거나 비판하는 과정이 일어날 수 없다. 즉, 독서의 진짜 재미를 놓치게 된다는 말이다.

도서관과 서점에서 제대로 책읽는 비법인 `도서관 키워드 프로젝트`를 배워보고, 아이를 독서왕으로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팁(tip)을 찾아보자.

◇`도서관 키워드 프로젝트` 따라잡기

도서관에는 수 천 종에 이르는 장서가 있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에 주로 손이 가게된다. 문학을 주로 읽는 어린이는 문학 분야 서가에, 만화를 보는 어린이는 만화 서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편식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독서편식을 하는 셈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다른 분야의 책도 활용할 수 있게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도서관 키워드 프로젝트`다.

000부터 900까지 십진분류법에 의해 분류돼있는 도서관 책. 일단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도서검색 단말기에서 키워드 검색을 해본다. 예를 들면 오늘 반찬으로 달걀을 먹었다면 `알`이라는 주제로 키워드 검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000(총류, 백과사전) 서가에서부터 900(역사) 서가에 이르기까지 검색되어 나온 책들을 찾아본다.

000에서는 백과사전에서 `알`이라는 단어를 찾아서 기본 지식을 익힌 뒤, 종교서가(200)에서는 김알지와 고주몽의 난생설화나, 부활절 달걀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사회·과학(300)에서는 경제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의 뜻과 민속학 분야에서 `당나귀 알`이라는 전래동화를 찾아볼 수 있다. 자연과학(400)에서는 다양한 동물의 알과 부화과정에 대해 찾아볼 수 있으며, 기술과학(500)에서는 알을 이용한 요리를 배워본다. 예술분야(600)에서는 알공예가, 어학(700)에서는 `꿩먹고 알먹고`나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속담이 나온다. 문학(800)에서는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동화를 가족과 함께 읽어 볼 수 있고, 마지막으로 역사(900)에서는 `콜럼버스의 달걀`을 이야기 해 볼 수 있다.

◇서점에서 이것만 알면 독서왕

서점에서는 아이에게 무슨 책을 어떻게 읽힐까?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다면 무엇보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만화책을 고르거나 그림책을 고를 때 "왜 이것을 골랐니"가 아니라 "어떤 내용인지 같이 볼까"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른 책을 함께 읽어주면 서점을 활용해서 `좋은 책 읽기`를 시작할 수 있다.

아이들은 또래문화로 자리잡은 책에 흥미를 갖는다. 때문에 한창 인기를 끄는 만화책 위주로 계속 골라도 `아이들의 문화`로 인식해 줘야 한다. 아이가 고르는 책 위주로 선택하고 부모가 읽히고 싶은 책도 아이와 합의해 각각 한 권씩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힐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스테디셀러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오는 시점에 서점을 찾는 것도 있다. 존 버닝햄이나 헬린 옥슨버리 등 유명 아동 스테디셀러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서점을 찾아 `양질의 책`을 읽도록 한다. 객관적으로 이미 검증이 된 스테디셀러는 아이에게 책을 선택하는 눈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활 속 사례를 담은 책을 아이에게 권해주면 아이들은 책을 친근하게 여기고 서점에 와서도 관심있는 주제의 책을 고르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생이 태어났을 때나 엄마가 일을 시작하는 등 이와 관련된 작가의 책을 읽으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독서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책읽는 모습이 아이에게는 큰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또 아이가 한 권씩 고르고 사들인 책에 애착을 가지면서 서점에 가는 것을 `즐거운 놀이`로 생각하게 된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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