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명숙 교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명숙 교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명숙 교수
누구나 한 번쯤 기침을 심하게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기침을 심하게 하면 폐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앞뒤가 바뀐 이야기이다. 상기도, 하기도 그리고 폐에 이상소견이 발생했을 때 기침이 증상의 하나로 발생하는 것이지, 기침을 심하게 해서 폐가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침은 우리 몸을 지키는 파수꾼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밥을 먹다가 조그만 밥풀이 기도로 들어가면 기침을 해서 밥풀을 내뱉듯이, 공기의 오염물질이나 자극을 유발하는 물질이 기도에 들어오거나, 기도에서 발생한 가래와 같은 분비물이 있는 경우 그것을 배출시키기 위해 기침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기침이 심한 경우는 기침 억제제를 사용하여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침이 불편하다고 하여 무조건 억제하는 경우는 기저 질환의 악화나 호전의 저해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기침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을 설정해 원인에 대한 치료를 통해 기침이 자연스럽게 호전되도록 치료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 실제로 감기를 치료할 때는 기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래를 묽게 하고 기관지를 확장시키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기침을 더 많이 하기도 한다.

기침을 하면 입안의 수많은 파편들이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이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같이 날아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기침을 하는 경우는 손 등으로 입을 가리고, 타인과 대화 중인 경우는 고개를 돌려 머리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기침 시 발생하는 비말 입자들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린 경우는 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휴식과 안정, 수분 섭취 그리고 환경 조절 등이 약물 치료를 통한 증상의 호전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기도 하다. 편하고 쉬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여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 가래 배출을 용이하게 하고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의 유지가 필요하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명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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