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종가집’

`산들산들` 산바람이 몸을 간질이는 자연 속 아담한 이층집, 아기자기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몸에 좋은 각종 보양식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 서구 월평1동에 위치한 `종가집`이 바로 그 곳. 종가집 며느리를 떠올리게 하는 주인의 음식솜씨와 가정적인 정취가 물씬 흐르는 곳에 자리를 청하니 마치 초대받아 방문한 것 같은 기분에 마음이 즐거워진다.

대표메뉴는 `팔봉탕`. 농장에서 매일 공급받는 오리와 전복·문어·홍합을 엄나무·녹각·홍삼·인삼·오가피 등 한약재와 함께 넣어 끓여내 도미전을 올려 장식한 명실공히 최고의 보양음식이다. 큰 오리는 고기맛이 덜해 육질이 최고로 좋은 1.8-2㎏ 사이의 오리만 쓰는 것을 철저히 고집한다. 육수는 약재를 넣어 하루에서 이틀 정도 미리 끓여내 고기의 잡내를 잡아준다고. 약재와 고기에서 우러난 맛으로 간을 맞춰 느끼하지 않으며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하다.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을 한술한술 뜨다보면 깊고 시원한 맛에 전신에 온기가 확 퍼지며 원기가 회복되는 느낌. 고추전·샐러드·오이소박이·홍어회·청포묵·해파리무침 등 함께 나오는 음식들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모두가 주인이 직접 새벽시장에서 발품을 판 식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들이다. 가을엔 가게 인근에서 직접 재배한 엄나무, 오가피의 순을 따서 밑반찬 절임에 활용하기도 한다. 문어 등 해산물은 가게 한 켠에 마련된 수족관에서 활어상태로 손님상에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먼저 두툼한 문어와 살이 꽉 찬 전복을 초장에 찍어 먹으니 은은한 바다의 향이 새콤한 맛을 타고 입안을 감돈다. 오리고기는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다리 한쪽만 뜯어도 벌써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다먹고 난 뒤 호박씨, 해바라기씨 등을 넣은 찰밥을 말아먹거나 기호에 따라 팔봉탕 안에 들어간 전복을 재료로 전복죽을 주문해 즐길 수도 있다.

이 집의 또 다른 메뉴는 바로 `간장게장`. 1인분에 한 마리씩 상차림해 나온다. 싱싱하고 질 좋은 게만을 직접 시장을 돌며 발품을 팔아 선별하여 집에서 직접 담가 내놓는다. 감초와 산수유를 가미해 비린내를 잡아준다. 짭조름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맑은 간장에 잘 숙성된 게가 먹기 편하게 잘라져 나오는데, 게는 마리마리마다 살이 튼실튼실 알차게 들었고, 간도 잘 배어 있어 게 한 마리로 밥 두 공기쯤은 거뜬하다. 이만한 `밥도둑`이 따로 없는 셈이다. 짜지 않고 인공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비릿하거나 잡스러운 맛이 없이 한마디로 `삼삼하다`.

신자영(50) 대표는 "한정식은 재료가 주어지는대로 그때그때 새롭고 신선한 음식이 창출되는 게 매력"이라며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갈하고 정성가득한 음식을 만들며 전통 한식의 맛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주문 12시부터). 1시간전 예약

△팔봉탕오리닭정식 13만원 △간장게장(1인분:2인이상 주문가능) 2만5000원, 점심특선 2만원 △한방오리정식 5만원 △닭매운탕정식 5만원 △전복삼계탕(점심특선) 1만5000원 △삼계탕(점심특선) 1만2000원 ☎042(521)2525 (서구 월평1동 46 구 신신농장 옆)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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