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 고도보존육성사업 본격추진

지난 2009년부터 시범 추진됐던 부여 고도(古都)보존육성사업이 2012년 사비왕궁지구가 사업지구로 지정·고시되면서 본격 추진되고 있다. 부여 고도보존 육성사업은 백제왕도 부여가 세계 속의 역사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사업이다. 이에 부여군과 부여주민들은 정부의 추진 의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부여군과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정부는 부처간 이해를 달리하면서 예산배정에 인색,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여 고도보존육성사업의 방향과 추진 현황을 토대로 고도보존 육성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알아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부여 고도보존 육성사업 방향은

고도보존 육성사업은 고도 보존하기, 고도 보여주기, 고도 활력넣기를 기본방향으로 고도의 골격을 회복하고 상생적 고도관리를 통해 생산적 녹색도시로 발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고도보존 육성사업은 고도의 보존상 중요한 지역에 해당돼 원형이 보존돼야 하는 역사문화환경 특별보존지구, 특별보존지구의 주변 지역 중 현상의 변경을 제한함으로써 고도의 역사적 문화 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할 필요가 있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육성지구로 나누어 추진된다.

부여는 고도보존 육성사업의 방향을 미래가 있는 녹색도시로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방침아래 금강을 중심축으로 하여 거점별로 역사문화환경 조성·관리와 함께 고도골격 회복으로 왕도다운 고도 이미지를 창출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즉 고도골격회복을 통해 고도부여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도심 어메니티 증진과 고도보존계획의 원활한 추진으로 파급효과를 높여 성공한 모델로 이끌어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고 있다.

부여군은 왕도다운 고도 이미지 창출이라는 계획에 따라 사비백제왕궁터로 알려진 사비왕궁지구에 역점을 두어 고도복원사업을 펼친다.

사비백제왕궁 추정지 매입 발굴, 궁남로 일부 발굴 및 부여상징가로 조성, 사비백제왕궁추정지 주변 옛길 복원, 옛 연지 및 물길 복원 등의 사업을 통해 고도골격을 회복하고, 이를 역사문화 및 생태환경자원과 연계시켜 녹색대중교통화, 자전거 네트워크화, 수상네트워크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중 부여고도보존 육성사업의 가장 핵심사업인 사비백제 왕궁터 찾기는 왕궁지로 추정되는 부여여고 등 주변일대의 발굴을 통해 왕궁의 골격을 파악한 후 물길·옛길을 복원하고 이와 연계 사비나성과 월함지, 북문지도 복원한다는 방침이며, 이는 향후 백제왕도 부여를 세계역사도시로 입지를 넓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비왕궁터 찾기 사업 추진에 따른 주민 이전을 위해 부여읍 쌍북리 부여여중 일대로 추진되는 '이주단지'는 고도보존 육성사업 성공여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전이 불가피한 부여여고를 비롯해 도서관, 주민복지센터 등 교육·문화·복지시설을 담아 이주단지의 기능을 에듀파크화 함으로써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부여 고도보존 육성사업 추진 현황은

고도보존 육성사업은 2009년 부여가 유일하게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문화재청으로부터 51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관북리 유적지를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추진된 이후 2012년 부여읍 쌍북리, 관북리, 구아리, 구교리, 석목리, 동남리 일원의 부여 사비왕궁지구(시범지구)가 사업지구로 지정되면서 본격 시행되고 있다. 사비왕궁지구는 특별보존지구 191만㎡와 역사문화 환경지구 101.4만㎡ 등 총 292.4만㎡가 사업지구로 지정됐으며 사업기간은 2021년까지 10년간이다.

특별보존지구 사업에는 사비 왕궁터 발굴 정비·부소산 경관정비·사비나성 복원·왕궁추정지내 물길 및 옛길 복원 등 7개 사업, 보존육성지구 사업에는 부여여고 및 도서관이전, 이주단지조성, 고도 환경개선, 구드래 역사마을 조성, 월함지 복원 및 공원조성, 옛길·옛물길 찾기 등 13개 사업 등 총 21개 사업에 2566억 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까지의 추진내용을 보면 총 250억원의 사업비를 배정받아 부여읍 관북리 42필지 8893㎡의 토지매입과 6만2745㎡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졌고, 관북리 지역 2차례 정비사업과 사비나성지구 4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부소산성-정림사지-궁남지를 연계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는 궁남로 찾기는 궁남로 유구발굴이 기본 전제이지만 우선 깨끗하고 품위있는 고도를 보여주기 위한 방향으로 1차 정비사업만 마무리했다.

또한 고도보존 육성사업 실행계획 등 8개 연구용역이 완료됐고, 고도주민 이주단지 조성 지구단지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중에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고도기반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고도아카데미와 전통공예교실이 진행돼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특히 부여 고도육성포럼지원, 고도보존주민협의회 활동을 지원 직접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고도를 배우는 워크숍 개최와 계간지 '향'제작 및 배포, 부여학 발간 및 고도세미나 등 학술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도보존 육성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은

고도보존과 주민생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추진되고 있는 고도보존 육성사업은 각종 행위제한이 본격화 되면서 예산지원 없는 특별법의 실효성 문제로 주민불만이 팽배해져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기간 내에 사업을 원활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최소 250억원 이상의 예산 배정이 요구됨에도 현실은 50억-60억원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가장 시급한 이주단지 추진이 수년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용역이 진행중으로 거북이 걸음 보다도 못한 형국이다.

주민지원 사업을 제외 하더라도 부여고도보존육성사업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으로 왕궁지 토지매입 360억원을 비롯 이주단지 조성 150억원, 부여여고 이전 350억원, 도서관 이전 50억원, 주민센터 건립 50억원 등은 예산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

그러나 고도보존육성사업이 특별법으로 추진되는 사업임에도 독립적 예산편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업이 지지부진, 지속적이면서도 과감한 전폭적인 재정 투입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에서는 사업예산 성격상 주민지원사업은 타 부처 사업과 유사하다며 특별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고도보존육성사업은 사전 예측이 가능하고 대상이 명확한 사업으로 별도 과목을 분리해 안정적인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한 문화재 보수정비예산과 고도보존육성사업과의 예산 분리문제가 유동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고, 예산 배정도 지자체 요구한도 범위에서 사업예산을 배정하는 관계로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부여군으로서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고도보존육성사업의 독립적 예산편성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여=한남수 기자 han611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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