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형 전열교환 환기장치 개발… 에너지 절감기능 우수

 직원들이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주)이피아 제공
직원들이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주)이피아 제공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다면 먹는 음식을 보라는 말이 있다. 음식이 사람을 좌우한다는 이치이다. 웰빙음식, 건강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람들이 하루에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밥이나 김치, 국 등이 떠오른다. 아니다. 숨 쉬는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공기'이다. 밥은 몇 끼를 굶어도 생존할 수 있지만 공기는 없으면 바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밥과 달리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어느 곳이나 널려 있다는 점 때문에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간과되는 것이 공기이다.

특히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등 많은 인원이 제한된 공간에 오랫동안 머물며 생활하는 교육시설의 실내 공기는 오염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실내 공기질을 측정해 공표하도록 법제화가 됐지만 기준치를 지키기 위해 창문 등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킨 뒤 측정하는 등 실제 공기질 개선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공기에 대한 중요성을 간파하고 제품 개발로 이끈 기업이 있다. 아산시에 소재한 (주)'이피아'(대표 임만순)이다. 오랫동안 공조관련 기계설비사업에 종사한 임 대표는 학교의 천장형 환기시스템 시공을 하다가 교육공간의 실내 공기질 개선에 눈을 떴다. 설치 비용이 막대하고 건축물의 층고에 제한을 받는 천장형 환기시스템의 문제점에 착안해 2006년 12월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일명 '바닥상치형 전열교환 환기시스템'이다.

이피아의 바닥상치형 환기시스템은 산화탄소, 미세먼지, 라돈,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하부 흡입해 필터와 열 교환기를 거쳐 외부로 방출하고 실내에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환기장치이다. 공기청정기 등 시장에 출시된 기존 공기질 개선 제품들이 실내 공기만을 계속 환류시켜 정화 능력에 한계가 있었던 점을 이피아의 환기시스템은 극복했다. 실내 공기질 개선에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가동시 실내의 냉방 45%, 난방 70% 이상의 열원을 회수해 실내 에너지 손실을 막는 것은 물론 제습과 탈취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제품 전면 디스플레이에 장착된 이산화탄소 자동감지기능은 실내 오염된 이산화탄소량 수치가 표시되고 오염된 수치에 따라 풍량이 자동조절되며 실내 이산화탄소량이 1000ppm 이하 이거나 실내 재실여부에 따라 자동으로 가동되는 기능이 장착돼 일반적인 중앙제어기능보다 에너지 절감과 경제성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판명됐다.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해 필터에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과다하면 자동으로 필터 청소알림 표시등이 작동한다. 외부의 후드캡을 통해 황사바람을 포함해 차거나 더운 바람이 실내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풍방지기능도 갖추고 있다. 냉방시 61%, 난방시 79%의 온도교환효율이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각종 특허가 성능을 보증한다. 이피아의 바닥상치형 전열교환 환기시스템은 고효율 에너지기자재 인증, K마크 성능인증, 정부조달 우수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2007년에는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시행한 'SUCCESS DESIGN 상품 인증서'도 받았다. 조달청 우수제품인증, 중소기업청 성능인증 등 25종의 인증도 취득했다.

14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이피아는 기술력 향상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팀 인력을 보강해 지난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정식 등록했다. 기술보증기금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벤처기업으로도 지난해 등록했다.

어려움도 있다. 학교 등 전국 공공기관이 환기물품을 구매할 때 주로 최저가 입찰, 혹은 최고 인하율을 고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우수 제품들의 입지를 제약하고 있다. 저가 경쟁이 심화되며 제품 및 공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피아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건설부문에서는 최소이익을 보전하는 선에서 하한가를 정해놓고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있지만 공공조달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이피아는 올해 새 제품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점차 확대되어가는 환기시장 수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특허기술을 접목시킨 에너지 절약형 환기시스템 2종의 개발이 막바지에 와 있다. 임만순 대표는 "국내 환기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과 고품격 디자인으로 쾌적하고 풍요로운 실내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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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질 개선과 관련한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주)이피아의 공장 전경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주)이피아 제공
공기질 개선과 관련한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주)이피아의 공장 전경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주)이피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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