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미래 있다] 23 - 디모스 플러스

디모스가 지난해 7월 기획한 충남도 참여예산위원회 콘퍼런스에서 도민들이 참여적 의사결정을 위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모스 플러스 제공
디모스가 지난해 7월 기획한 충남도 참여예산위원회 콘퍼런스에서 도민들이 참여적 의사결정을 위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모스 플러스 제공
시민 한 명 한 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 요구를 동원된 참여가 아닌 진정한 참여를 통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 언뜻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 방법은 굉장히 쉽고 혁신적이다.

대전의 예비사회적기업 `디모스플러스`(대표 정완숙·이하 디모스)는 소규모 전략회의에서부터 대규모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까지 설계·운영·지원하는 일을 통해 참여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있다.

마을의 문제를 리더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이 모여 참여·소통·공감을 통해 결정하는 타운홀미팅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는 참여소통 모델이다.

하지만 국내서 처음 구현된 것은 지난 2010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개최한 제1차 충남도민정상회의 때였다.당시 일부 학자들의 논문에서 소개되는 정도였던 타운홀미팅을 국내 최초로 개최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 공무원 등이 꼬박 한 달 반 동안 회의준비에 매달렸다. 그 결과 2010년 10월 20일 무려 300명의 도민이 참여한 가운데 장장 6시간에 걸쳐 충남도민정상회의가 개최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6시간 동안 대규모 회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치던 이들도 충남도의 전체적인 정책방향에 대해 도민들이 직접 소통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실현된 것에 주목했다.

회의 개최 당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서 전체 총괄을 담당했던 정완숙 대표는 이를 계기로 전문기관인 디모스를 설립하게 됐다.

정 대표는 "타운홀미팅의 핵심은 정책을 설계·결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참여자들이 균형적이고 수평적인 참여를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한 결과물은 설사 모양이 찌그러져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를 돕는 도구들도 매우 다양하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타운홀미팅 때는 포스트잇이나 A4용지가 사용되기도 했다. 말로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 제한된 시간에 동시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포스트잇에 적어 내는 방식을 적용한 것. 특히 붙이고 떼는 것이 용이한 포스트잇의 성질을 이용해 유사한 것끼리 분류·체계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로운 의견조정이 가능해졌다. 상호성과 즉시성에 중점을 두고 마인드맵이나 투표결과를 곧바로 화면에 보여주는 빔스크린도 동원된다.

회의 진행에 있어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참여를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량이다. 퍼실리테이터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들이 소외되거나 의사표현을 독점하지 않도록 방지하며 균형적 참여를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진행자들이다.

2011년부터 전국 공공기관과 NGO, 교육기관 등을 중심으로 참여적 의사결정회의가 빠르게 확산되며 이를 설계·운영하는 디모스의 실적도 100여 회에 달하고 있다.

디모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을 운영하며 한국 정서에 맞는 참여적 회의방법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오는 6월 26일에는 대전시의 의뢰로 사회적 자본 인식 확산 등의 이슈에 관한 타운홀미팅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300명, 오프라인 200명 등 500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생방송 중계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문자서비스 등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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