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100배 활용하기] ③ 노인 분야

신체건강증진서비스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대전복지재단 제공
신체건강증진서비스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대전복지재단 제공
김해숙(가명) 할머니는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치면서 삶이 달라졌다. 큰 수술 뒤에도 경과가 좋지 않아 6개월 간 입원을 하고 재활치료까지 받았지만 한 쪽 다리를 절게 된 것이다. 불편해진 걸음걸이와 예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싫어 외출을 꺼리고 의욕도 잃게된 김 할머니는 이후 긴 시간 우울증을 앓았다. 병원에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무기력감은 줄지 않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는 불면의 날들이 이어졌다. 우울증 약을 끊기 위해 여러 노력도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때 주변에서 할머니에게 권한 것이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중 하나로 제공되는 `노인문화통합` 프로그램이었다. 신명나는 풍물과 연극을 배우면서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권유였다. 가족의 응원으로 용기를 내 복지관에 서비스를 신청하고 할머니가 처음 접한 것은 장구. 어렵고 생소했지만 배울 수록 신명이 나고 재미가 생겼다. 집에 돌아와서도 박스를 세워두고 장단을 연습하는 날들이 이어지자 남편이 안쓰러워 하며 연습용 장구를 선물했다. 이웃에 피해를 줄까 걱정돼 더운 여름에도 방문을 꼭 닫고 연습에 매진하기를 몇 달, 할머니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다. 약 없이 잠을 못 이루던 지난날은 사라지고 약이 없이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약을 끊은 날이 하루, 이틀 지나자 할머니는 의사와 상의해 상태를 지켜보기로 한 뒤 우울증 약을 완전히 끊게 됐다.

할머니는 "뒤늦게 찾아온 불행에 일어나지 못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변화가 다시 삶에 활력을 주었다"며 "나처럼 힘든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노인문화통합 서비스 같은 사회 서비스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와 같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 중 건강안마서비스는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 근 골격계· 신경계· 순환계 질환의 증상개선을 위해 전신안마와 마사지, 지압, 운동요법 외 자극요법, 체형교정 외 자극요법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노인정신건강지원서비스는 치매검사 및 노인우울 척도 검사( 연간 3회), 위험요인 사전 예방적 교육상담(연간 2회), 인지건강증진서비스, 치료서비스로 진행된다.

또 돌봄 여행서비스는 거동이 불편해 여행이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전문 돌봄 인력이 함께 1박 2일 동안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우울증 등을 개선하기 위한 생명존중 서비스는 초기 상담과 선별 검사, 사례 관리를 거쳐 원예 심리 치료, 음악 치료, 레크레이션 등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벌인다. 노인문화통합지원프로젝트는 연극 등을 통해 삶의 주체적 표현, 진단평가, 연극활동, 음악활동(악기배우기), 문화활동(사진, 원예) 공연발표회 등으로 구성된다.

어르신 수중 재활서비스는 관절염이나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아쿠아 수중 운동을 지원해 질환 개선과 재활 운동을 돕는다.

생활에 실질적인 서비스도 있다. 예비은퇴자 노후설계의 경유 4개월에 걸쳐 재무관리, 시니어 창업, 건강관리, 여가 및 재능기부 등을 통해 은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은퇴 후의 삶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세탁서비스는 침구류 등 대형 세탁물은 물론 생활의복, 운동화 등을 세탁·살균하고 이와 함께 상담 서비스도 연계하고 있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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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지역 사회서비스 투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 활동 원예 프로그램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대전복지재단 제공
어르신들이 지역 사회서비스 투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 활동 원예 프로그램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대전복지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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