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에 미래있다] 23. 러브아시아

아임아시아 직원 단체사진. 사진=아임아시아 제공
아임아시아 직원 단체사진. 사진=아임아시아 제공
23 러브아시아

러브아시아(대표 김선주)는 외국인 이주여성들이 직접 운영하는 아시아 음식 전문점을 통해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지난 해 4월 러브아시아가 대전지역 최초로 대전 중구 대흥동에 문을 연 `아임아시아(I`m Asia)`는 외국인 이주여성들이 직접 현지 음식을 판매하며 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러브아시아의 첫 출발은 2009년 대전외국인복지관에서 실시한 외국인 이주여성 직업훈련에서 비롯됐다.

10여 년간 한글교육, 문화행사 등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온 대전외국인복지관은 더 나아가 이들이 전문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요리, 미용 등 다양한 직업 교육을 제공했다.

하지만 교육을 끝내고 전문 자격증까지 따도 이들 이주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드물었다.

김선주 대표는 "복지관 교육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한식, 양식 등의 조리자격증을 따고도 학교 배식실이나 음식점 보조 등으로 겨우 취업이 가능했다"며 "그마저도 7-8년 정도 국내에 거주하며 한국말이 유창한 여성들만 일할 기회를 얻는 것을 보고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1년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곳이 바로 아임아시아다. 현재 165㎡(50평)규모의 공간에서 7명의 이주여성들이 일하고 있는 아임아시아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의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자칫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는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현지화할 음식과 한국화할 음식으로 구분해 메뉴를 연구·개발한 것이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아시아지역을 여행하며 맛볼 수 있는 현지음식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자주 찾아 온다"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거부감 없이 다국적 음식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지며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임아시아에서 시민들의 착한 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이주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지원 사업으로 환원된다. 아임아시아 개점 이후 절반 이상의 직원이 직접 번 돈을 모아 고향의 친정집을 다녀왔고 양식조리사, 바리스타 자격증 교육 등 다양한 자립 교육까지 무료로 배울 수 있었다. 아임아시아의 성공사례는 전국의 벤치마킹 문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경북 문경, 충남 아산·홍성 등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지자체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창업을 문의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러브아시아는 향후 더 많은 외국인 이주여성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전지역 5개 자치구에 각 다문화센터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형식의 분점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아시아 음식에 대한 대중화가 이루지지 않아 소비자층이 얇은 편이기 때문에 아임아시아와 같은 다문화식당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한글교육에 치우친 다문화 사업을 취업과 직업재활훈련으로 확대해 외국인 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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