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전도사를 찾아서]④ 정재호 대전사회복지관 복지사업팀 부장

"우리 사회는 복지 대응이 현장의 욕구에 비해 늦습니다. 정책도 그렇고 인력 수급도 마찬가집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장 복지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정재호(42) 대전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업팀 부장은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이 같이 말했다. 경력 15년, 중견의 베테랑 복지사는 복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나직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담아 대책을 호소했다.

"인간적인 직업이죠.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매력에 사회복지사를 시작했습니다."

쭉 정답 같은 말을 내 뱉는 그의 첫 인상은 사실 다소 딱딱했다. 그런 그의 눈빛이 흔들린 것은 복지 정책의 방향과 사회복지사의 처우 문제를 꺼낸 직후였다. 업무 가중으로 죽음을 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그러한 극한의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는 겪지 않은 이는 알지 못할 것이라며 반드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협회 운영 위원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그런 점에서 최근 발족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위원회의 역할을 주목하며 "선거철 반짝 이슈가 아닌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방 정부의 실질적 관심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종합사회복지관은 1984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운영해 온 역사가 깊은 복지관이다. 하지만 최근 리모델링을 거치며 낡고 오래된 느낌보다는 법인의 성격을 닮아선 지 정겹고 아기자기 한 느낌이 건물 곳곳에 묻어난다.

특히 2년 전 신세계 이마트 희망 장난감 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주목을 받았다. 희망장난감도서관은 복지관 1층에 178㎡ 규모로 조성돼 장난감과 교구를 구비했고 가베교실, 창의력 장난감놀이, 다문화 가정 이해, 부모교육 및 간담회, 심리프로그램, 또래아이 놀이프로그램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역 복지관에 장난감 도서관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매번 비싼 장난감을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부모들의 욕구에 들어 맞는 장남감 도서관은 회원으로 등록하면 일정 금액을 내고 다양한 장난감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복지관이 위치한 대덕구 비래동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대전전역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이처럼 지역 사회의 욕구가 무엇인 지 파악해 자원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복지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지역 사회 복지의 방향에 대해 주민 스스로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조 모임의 활성화를 역설했다. 환경, 주택, 청소년 문제 등 사안별로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이를 논의하고 문제 해결의 방법을 고민하는 모임이 활성화 된다면 자연스레 지역 사회 복지가 확대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현장의 복지사들에게 `긍정`의 시각을 주문했다.

"사람마다 욕구가 다른 만큼 복지사들은 그만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 때 요구되는 것이 긍정입니다. 긍정은 섣부른 편견과 낙인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백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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