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못 꾼 달리기…뛸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감사" 건양대병원 신장이식 환자·의료진

"건강함이 생동하는 마라톤 현장에 와보니 뛰고 싶어요. 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준 의료진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신부전증으로 무려 15년 동안 복막 투석을 받아야 했던 정상순(57·대덕구 오정동) 씨. 그녀에게 `달리기` 란 꿈에도 못 꿀 사치였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건양대병원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후 정 씨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 지긋지긋한 투석은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됐으며, 새까맣던 얼굴에는 다시 발그레 혈색이 돌아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행복은 남편과 함께 손 잡고 언제든지 산책할 수 있는 `일상`을 되찾았다는 것. 정 씨는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던 지난 2011년 11월 13일을 기념해 매년 가족들이 두 번째 생일처럼 챙겨준다"며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살살 걷겠지만 나중에는 달리기 연습을 꾸준히 해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마라톤에는 건양대병원에서 신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환자 3명이 5km에 출전했다. 이들을 응원해주기 위해 수술을 집도했던 의료진 및 병원 직원 등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병원 교직원들은 정성스레 준비한 케이크와 꽃다발을 전달하고 환자들이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소망하며 함께 손잡고 걸으며 봄기운을 만끽했다.<사진>

고혈압에 의한 신부전증으로 고생하다 지난해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최태진(66·서구 관저동) 씨는 "비록 뛰지는 못하고 걷는 것에 만족해야 하지만 행복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생명을 나누는 사랑의 장기기증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했던 최인석 교수(장기이식센터장)는 "이식수술이 워낙 큰 수술이다 보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렇게 마라톤대회에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강력한 동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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