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균과 싸우는 우리 몸속 전사들

△내 몸속에 전쟁이 일어났어요 (에드와르드 환 드 휀덜 글·피터 환 에인오허 그림)=아이들의 상상력은 엉뚱하지만 그만큼 신기하고 놀랍다. 때로는 그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동화 '내 몸속에 전쟁이 일어났어요'는 아이들에게 아플 때 몸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병균을 적군에, 세포를 병사에, 총알을 약에 비유해 적군과 싸우고 있는 병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몸이 아픈 아이라도 약이라면 질겁을 한다. 하지만 책 속의 의사선생님과 같이 좋은 '이야기꾼'을 만나면 달라진다. 아이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아픔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흥미로운 몸 속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자.

동화로 접근하는 아동 성폭력 문제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빨간모자 (에런 프리시 글·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동화 '빨간모자'는 늑대를 피해 할머니에게 찾아가는 소녀의 이야기로 유명하다. 원작 속 소녀는 늑대에게 잡아먹힐 뻔한 상황을 모면하고 사냥꾼에게 구제된다. 그 소녀가 현대에 살았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세계적인 화가 인노첸티는 빨간모자 소녀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 데려왔다. 그가 빨간모자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동 성폭력' 문제다. 아동 성폭력은 외면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꼭 알려줘야 할 불편한 진실이 되어버렸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을 무조건 믿어도 될까? 길을 잃었을땐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들이 동화를 읽으며 더 지혜롭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감정 다스리는 법 배워 친구 배려해요

△착해지는 책(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 지음)=마음이 앞서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문제인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 상대를 껴안고 싶을 때, 화가날 때 등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는 동화 '착해지는 책'은 3-7세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춰 만들었다. 책은 동물의 행동에 빗대어 화가 났을 때에는 기분을 말한 뒤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고, 사랑을 표현할 때는 꽉 껴안는 대신 포근하게 체온이 전해질 정도로 안아 주라고 말한다. 남을 배려하고 감정을 다스린다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사랑스럽게 풀어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어른들도 함께 '착해지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최진실 기자 choitruth@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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