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남편, 부인, 남편 애인의 삼각 사랑이야기 '끝과 시작'은 파격적인 영화다.

늘 새로운 자극을 원하던 재인은 아내의 후배인 나루와 은밀한 사랑에 빠져 들고 그것도 모른채 남편과 이민을 준비하던 정하는 갑작스런 남편의 사고소식과 함께 후배와의 밀애를 알고나서 괴로워 한다. 한편 혼란에 빠진 정하 앞에 나타난 나루는 함께 살고싶다고 집요하게 매달리는데….

영화 '끝과 시작'은 줄거리만 듣고는 다소 자극적인 영화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정하, 재인, 나루의 사랑은 은밀한 자극 그 이상의 것을 담고있다. 사랑의 결핍이 주는 목마름. 그 끝없는 갈증은 곧 애증이 되고 연민이 된다. 남편의 연인과 동거 하게되는 정하역의 엄정화는 그 오묘한 감정을 눈빛만으로 표현해 내는 성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 나루역의 김효진은 마치 비에 젖은 고양이 같다. 분명 내 손등을 할퀴고 상처를 줬는데 어쩐지 안아줘야 할 것 같은…. 영화 '오감도'를 본 관객이라면 익숙한 스토리 '끝과 시작'은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장편으로 탄생시킨 영화다. 러닝타임은 길어졌지만 탄탄한 스토리 덕에 지루할 틈이 없다. 최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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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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