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속 예술기행 - 데이비드 스미스

현광덕미술교육가 조각가 대전세천초 교감
현광덕미술교육가 조각가 대전세천초 교감
데이비드 스미스(David Roland Smith, 1906-1965)는 미국 조각가로 인디애나에서 태어나 궁핍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기술자가 꿈이었다. 그래서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자동차 공장에서 용접 기술자로 일했다. 또 다른 꿈인 화가가 되기 위해 대학 퇴학 후 뉴욕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그림을 배웠다. 그는 여러 가지 주변물체(found object)를 이용해 조각적인 부조로 화면을 꾸몄다. 조각가 곤잘레스와 피카소의 철조용접 작품에 영향을 받아 조각을 시작했고, 최초의 용접 조각가인 곤잘레스에게 기술상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힘, 움직임, 진보, 그를 매료시켰던 산업 시대의 파괴상을 반영한다. 그는 콜라주 회화, 실험적인 철조용접조각, 볼륨감 있는 추상조각, 구상적인 부조·브론즈조각, 대형 추상조각 등에서 그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사용 기법은 표현 내용에 따라 주조, 용접, 혹은 두 가지 방법을 혼합하면서 신축성 있는 방법을 구사하였다. 그는 철선과 철판으로 선을 잇듯 공간을 디자인한 새로운 개념의 추상조각을 선보였다. 회화와 조각을 합류시키는 작업은 그가 평생을 두고 고민하고 추구한 개념이다. 1950년대 전반 그의 조각품은 거대해지고 같은 주제를 연작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받침대 없이 수직성을 강조하여 바닥에 바로 세울 수 있는 조각으로 작업했다. 1960년대에 미니멀 아트의 기본 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63년 큐비 연작은 판지 상자를 이용한 조각 형태의 3차원으로 구성한 모형에 스테인레스 스틸을 붙여 완성한 것으로 그의 사후에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조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큐비 28(Cubi 28, 274.3×279.4×114.3㎝, 1965)은 도형 모양의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붙여 만든 추상 조각으로 어떤 각도에서 감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다. 각각의 구성단위는 아슬아슬하게 평형을 유지하고 있어 중력을 극복한 승리를 표현한다. 입방체와 원통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에서 배치의 다양성을 창조했다. 그는 작업에 우연과 놀라움의 원칙을 적용하였다. 그에게 조각은 내면 속의 자아와 소통하는 수단인 동시에 제 삼자와 대면하는 통로였다. 다양한 육면체를 만들어 균형을 맞추고 조화롭게 결합시켜 독특한 금속 조각을 창조해 냈다. 특히 원통이나 사각 기둥 위에 중심을 맞춰 육면체를 쌓아 올리는 방식이 독특하다. 조각의 재료도 철이 아니라 스테인리스 스틸로 녹슬지 않는 특징이 있다. 표면은 금속을 다듬을 때 사용하는 기계인 그라인더로 거칠게 갈아낸 흔적을 그대로 남겨 놓았다. 그로 인해 표면에 반사된 빛은 철조각의 무거운 중량감을 감소시켜 경쾌함을 더한다.

공장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그는 당시 산업용 재료로만 사용됐던 스테인리스 스틸을 처음 예술에 사용했고, 주물을 뜨지 않고 산업기술인 용접방식으로 작품을 창작한 최초의 예술가였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큐비 28(Cubi 28, 274.3×279.4×114.3㎝, 1965)
큐비 28(Cubi 28, 274.3×279.4×114.3㎝, 1965)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