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연한 봄이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꽃도 피고 목련꽃도 피고 있다. 이미 너나없이 들로 산으로 봄나들이가 시작되었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온갖 새싹과 꽃들을 보면 저절로 봄의 노래가 술술 나온다. 봄은 우리를 훈훈하고 한없이 설레게 한다. 이 봄날에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고,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산과 들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보고 싶다. 그러나 이젠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이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책을 좋아하던 국민이었는데…. 최근 들어 도서관 이용자도 자꾸 줄어들고 서점도 날로 고객이 줄어들어 서점인들을 불안하게 한다. 책 읽기가 가장 좋다는 계절이 봄과 가을인데도 이때가 가장 비수기이기 때문이고,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교양도서가 아니라 시험 중심의 책 비중이 높은 데다 밖으로 놀러 나가기가 더없이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의 수많은 현자가 강조해 왔지만 컴퓨터 게임에 이은 스마트폰에 완전 케이오(KO)패다. 어떤 독서 관련 행사를 해도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한다. 부독자층이 독자층으로 바뀌질 않는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책은 멀어지고 어두운 소식만 넘쳐난다. 이런 소식을 일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서점나들이로, 많은 사람을 통해 증명되었다. 서점은 책과 결혼하게 하여 독서를 생활로 하게 할 뿐 아니라 도서관 이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게 한다. 그러니 시민의 정서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언론이나 각종 단체, 무엇보다도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서 서점나들이를 정례화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오래전부터 독일에선 가족단위로 걸어서 서점가기 캠페인을 정부가 적극 나서서 한다. 우리도 이에 맞춰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서점나들이 행사를 10년 가까이 해 오고 있어 호응은 참 좋은데 힘에 부친다. 저녁에 건강을 위해 운동장만 도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손잡고 서점까지 걸어서 나들이를 하거나 봄나들이하고 돌아갈 때 서점을 들러 가면 가정과 사회가 활짝 웃는다. '엄마 한 권 나 한 권 신나는 서점나들이'라는 어느 언론의 기사처럼 서점나들이는 행복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계룡문고 대표·책읽어주는아빠 모임 대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