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젊은 예술가들 - 현대무용가 허은찬

춤은 자유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말하는 현대무용가 허은찬씨는 대전 무용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최신웅 기자
춤은 자유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말하는 현대무용가 허은찬씨는 대전 무용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최신웅 기자
비보이를 꿈꾸던 반항기 많던 청년은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현대무용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 피나는 연습을 통해 대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현대무용가로 도약한다. 바로 `메타댄스`의 팀원 허은찬(31)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전인 고향인 그는 중학교 때부터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춤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해 청소년기를 춤과 함께 보냈다고 말한다.

"솔직히 공부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자연스럽게 또래 친구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는 춤에 빠지기 시작 했습니다. 춤출 때는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죠. 춤을 열심히 춘 덕분에 대학도 실기에서 점수를 좋게 받아 충남대학교 무용과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에서 그는 최성옥 교수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하면서 현대무용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추는 비보이 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표현력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후 그는 하루에 12시간이 넘게 학교에 남아 미친 듯이 무용 연습을 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방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자신을 잡아주던 최성옥 교수의 은혜를 그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존경하는 현대무용가로 독일의 전설과도 같은 `피나 바우쉬`를 꼽곤 하는데 제게는 최성옥 교수님이 전설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철이 많이 없었는데 인내심을 갖고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죠. 그 덕에 지금은 오직 춤에만 열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대학생활동안의 끊임없는 노력은 대학 졸업 이후 성과를 보기 시작했다. 2011년과 2012년 자신이 안무를 맡아 출전한 `한국현대무용협회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한 것이다. 특히 그는 심사위원들에게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춤을 시작한 이후 줄곧 대전에서 활동한 그는 대전의 무용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들과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부담없는 무대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현대 무용을 하기에는 대극장 보다는 어쩌면 소극장이 더 좋은 공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에는 무용을 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소극장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대전·충남지역에 무용학과는 충남대학교 밖에 없듯이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이런 것 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나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는 올해도 활발한 활동 계획을 구상중이다.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메타댄스` 일원으로 전국무용제 출전을 위해 5월에 열릴 대전무용제 1등을 위해 하루에 10시간이 넘는 연습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올해 석사 논문학기로서 학위 취득을 위해 공부에도 열중해야 한다.

"석사 논문 준비와 함께 특별히 올해는 한국무용학회 이사직을 맡게 됐습니다. 무용 연습뿐만 아니라 학회 활동을 통해 현대무용의 연구에 조금 더 노력하는 한해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춤이란 결국 가장 즐겨야 할 대상이면서 동시에 치열하게 싸워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허은찬 씨.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대중들에게 많이 다가갈 수 있는 현대무용가이자 안무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현대무용은 일반인들이 어렵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보다 대중적인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 자유를 표현하는 것이 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최신웅 기자 grandtrust@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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