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오믹스(OMICS)

오믹스(omics)는 2000년 대 이후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왕성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게놈 프로젝트는 게놈을 중점으로 하는 연구인 유전체학(genomics)의 일부인 유전자 파악 연구다. 오믹스는 유전체학이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유전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mRNA나 단백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는 연구를 일컫는다. 우리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체학(體學)' 정도 되는 이 연구는 인간의 노화부터 대사질병까지 생명현상을 푸는 비밀의 열쇠로 불린다.

◇오믹스란 무엇인가=오믹스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대량으로 생산되는 생물정보와 이들의 관계를 생물정보학적 기법을 통해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크게 구분하면 △유전자를 중점으로 이뤄지는 유전체학(Genomics) △단백질체의 기능 등을 중점으로 이뤄지는 단백질체학(프로테오믹스·Proteomics) △게놈 프로젝트 등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생물학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분야인 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단백질에 당 성분이 결합하는 활동을 의미하는 글리코믹스(Glycomics)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오믹스 연구가 인간 대사질환이나 신약개발의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대사 질환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물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유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임상 단계에서 임상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융합 오믹스가 뜬다=앞서 언급했듯 2000년 대 이후 오믹스는 각각의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원천기술개발사업 내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부터 프로테오믹스 이용 기술개발 사업단을 지원하는 등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질병의 예방과 신약개발 연구 등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융합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각 분야의 오믹스 융합연구가 주목받는다. 연세대학교는 2008년 교과부의 세계수준연구대학(WCU) 사업에 선정되면서 2009년 융합오믹스 의생명과학과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최근 네이처도 주목받는 오믹스 연구 몇 가지 중 하나로 '인터그롬(integrome)'을 제시했는데 이 역시 지금까지 연구된 유전자 정보를 조합하는 방법으로 그동안 풀지 못했던 보다 큰 미지의 영역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역시 오믹스 연구를 세분화해서 진행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를 한 장의 그림 위에 올리듯 통합해 볼 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차세대 바이오·첨단의료 정부 투자규모 커진다=지난 1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개최한 '제 38회 생명공학정책연구포럼'에서 발표된 교과부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각 부처의 2013년 생명과학 투자방향에 따르면 신약과 유전체 관련 연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바이오와 의료기술 개발 사업에 지난해보다 12% 가량 증가한 1300억 여 원을 투입해 신약개발과 유전체, 뇌 연구 등의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전체와 오믹스 연구에 중점을 두는 차세대바이오분야와 첨단의료기반기술분야 예산이 지난해 420억 원에서 올해 538억 원으로 증가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본 취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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