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젊은 예술가들 - 전통무용가 서지민

 전통무용가 서지민은 무대에 굴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지만, 자신의 소신을 굽히는 춤꾼은 되고 싶지 않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신웅 기자
전통무용가 서지민은 무대에 굴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지만, 자신의 소신을 굽히는 춤꾼은 되고 싶지 않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신웅 기자
"전통무용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이 좀 더 편안 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전통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올해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한국 무용의 수준 높은 정신적 세계에 매료돼 전통무용 전도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지민(43)씨는 올해도 쉴 틈 없는 바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인터뷰 첫마디부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먼저 9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충주문화학교에서 4월에 열리는 아마추어 무용단의 안무를 지휘하고 5월에는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리는 비전문단체 '이랑금무용단'의 정기공연을 위한 지도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그리고 6월에는 서울에서 '전통춤 조각보' 공연과 문화관광부의 섭외로 서울 '한명옥 무용단'과 함께 캐나다 공연을 갈 계획이고 10월에는 미국 LA공연도 계획이 잡혀있는 등 국내·외를 넘어 전통무용 보급에 앞장 설 계획이다.

대전이 고향인 그녀는 청주대학교 무용과와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을 거쳐 1994년에 대전연정국악원에 입단하게 된다. 그 뒤 2006년 퇴사할 때까지 수석단원을 거치며 많은 공연에 출연하고 제16회 동아국악콩쿠르 전통무용 부분 일반부 대상을 수상하는 경력을 쌓았다.

"지금은 연정국악원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전통무용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어 '춤사랑 무예' 팀을 만들었습니다. 충주시립국악단, 전주시립국악단, 구미시립무용단 등에 객원 안무를 맡고 있고 서울에 있는 '한명옥 드림 무용단'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원래 음악을 하던 그녀가 전통무용을 하게 된 계기는 연합고사를 마친 중학교 3학년 겨울, 우연히 선생님이 보여준 무용공연을 통해서 였다. 그 뒤로 무용과로 대학을 진학해 창작무용을 전공했지만 현재 국립국악원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스승 한명옥 선생의 춤을 보게 되고 전통무용을 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한명옥 선생님으로부터 전통무용의 매력을 많이 느끼게 됐죠. 매력이라고 하면 조금은 막연하지만 정신적인 교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살풀이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고 소고춤을 보면서는 마음이 순화되는 느낌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한명옥 선생님의 살풀이 솔로 공연을 처음 봤을 때, 저렇게 사람의 선이 아름다울 수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작은 몸짓으로 굉장히 큰 울림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렇게 대전과 서울을 비롯해 전국을 돌며 춤을 춰온 그녀는 우리 지역의 무용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공간이 많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전에도 전통무용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꼭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같은 곳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춤판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야외 공연들이 다양하게 열릴 수 있는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춤이 대중적으로 자리잡게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어떤 무용가로 남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앞으로 그녀는 대중적이면서도 자신의 주관을 굽히지 않는 무용가로 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치 농부가 밭을 일궈나가는 것처럼 성실하게 지금처럼 꾸준히 춤을 추는 무용가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무엇보다 무대에 굴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 가지만 대중을 위해 제 소신을 굽히는 그런 춤꾼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최신웅 기자 grandtrust@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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