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로젠 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센터장

브루스 로젠<사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산하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 센터 소장은 기능적 신경영상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마르티노스 센터에서 뇌 영상과 다양한 분야의 협력 연구를 이끌며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만나 뇌 영상 연구가 인류의 삶에 가져올 변화와 한국과의 협력 연구에 대한 의미를 들어봤다.

"뇌가 기능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우주의 끝을 내다보거나 바다 깊이를 탐사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가치있지요. 앞으로 뇌의 기능에 대해 우리가 더 잘 알게 된다면 단순히 떠올릴 수 있는 궁금증 뿐 아니라 뇌에서 비롯된 다양한 정신적인 고통을 앓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어떤 변화에 따른 뇌의 영상을 관찰하는 연구는 뇌가 어떻게 작동을 하는가부터 나아가 작동을 중지하거나 오작동 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뇌 영상을 통한 연구는 뇌의 모델이나 실험용 쥐 뿐 아니라 실제 활동중인 인간의 뇌를 관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특히 사람의 몸에 칼 같은 외상을 입히거나 몸 속에 뭔가 집어 넣지 않고도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뇌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도가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와 닿지 않는다고 질문했다.

그는 "언젠가 사람들이 뇌의 작동을 조절할 수 있는 날, 과학계가 뇌를 정말로 잘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기까지 뇌의 기초적인 요소와 작동에 대한 이해가 더 많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이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작된 뇌 영상과 한의학의 접목 연구는 뜻밖에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한의학과 뇌 과학을 연결하는 연구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던 한국 동료로부터 한의학에 대해 소개 받은 동시에 마침 한국한의학연구원도 뇌 연구를 확장할 의향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여러 우연이 잘 맞아 떨어졌다"며 "우리에게 공통의 과학적 관심사가 있고 독자적으로 진행할 때 보다 전문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받으며 서로의 연구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서양 의료계에 동양 의학이 확산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아직 우리의 연구가 동양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이미 동양의학, 특히 침술은 여러 사례를 통해 효과를 증명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고 군대에서도 쓰일 만큼 확산돼 있다"고 말했다. "침의 효과가 어떤 부분에서 발생하는지 뇌를 통해 이해하게 된다면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쓸 수 있고 신뢰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버드 마르티노스센터=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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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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