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의 핵심, 눈앞에 다가온 뇌과학

로렌스 래리 하버드의대교수가 마르티노스 센터 내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르티노스 센터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각종 뇌영상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장비 성능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로렌스 래리 하버드의대교수가 마르티노스 센터 내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르티노스 센터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각종 뇌영상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장비 성능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것에 이끌리고 흥미를 갖는지, 몸이 아플 때 왜 고통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면? 뇌과학은 인간 활동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으며 심리학부터 철학, 의공학, 생명공학까지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도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뇌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회에는 무궁무진한 뇌과학 분야 중에도 영상을 통해 뇌의 기능을 밝히는 뇌 영상 연구의 세계적인 첨단을 걷고 있는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병원 내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 센터를 둘러보고 국내 뇌 영상 연구 현황을 살펴본다.

◇뇌영상 연구의 첨병, 하버드 의대=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병원(MGH·Messachussets General Hospital)은 세계 뇌영상 및 의료영상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MGH 내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는 최근 국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손잡고 다양한 뇌 영상 연구를 시도키로 해 국내 연구자에게도 관심을 끌고있다.

뇌영상 연구에는 기존 인체의 내부를 볼 수 있는 장비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Magnetic Resonance Imaging)에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Functional MRI)를 활용한다. 체내 자유롭게 흩어진 양성자에 강한 자기장을 주게 되면 양성자가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주파수를 파악해 영상화하는 방식이다.

국내에도 여러 대 있지만 대형 병원에서 환자의 진료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전문적으로 연구만을 위해 활용되는 장비는 많지 않은 실정인 반면 MGH는 연구를 위한 목적의 MRI 장비를 보유함으로써 뇌영상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MGH는 MRI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목적의 연구를 수행할 뿐 아니라 주파수의 채널을 늘리거나 장비 내 부품을 개선해 연구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로렌스 래리(Lawrence L Wald)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는 "MGH는 사람을 측정하기 위한 대형 MRI 8개, 보다 작은 소형 MRI 4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독일 시멘스 사와의 협력을 통해 각 장비를 개발하며 각 장비는 목적에 맞게 최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노스센터는 미숙하게 태어난 아주 작은 아기의 MRI를 촬영할 수 있는 장비부터 죽은 뇌 연구,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MRI, 또 MRI와 PET 영상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장비까지 다양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중 가장 흥미를 끄는 장비는 `3T MRI Connectom` 이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내는 휴먼 게놈 프로젝트처럼 인간의 신경망 접속지도를 밝히는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에 활용하는 장비다. 우리 뇌 속에는 물이 있는데 뇌 속에서 0.2초 당 20마이크론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일어나는 물의 확산을 측정할 수 있다. 이때 물은 보통 신경의 수직으로는 확산되지 않고 신경 사이의 틈새를 타고 확산된다. 이 확산을 측정하면 뇌 내 신경 사이의 연결부위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뇌 영상연구 어디까지 왔나=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생명활동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바탕은 뇌를 빼놓고 이해할 수 없다.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세계 뇌 연구의 추이에 발 맞춰 다양한 국내 뇌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뇌영상 연구를 통해 인간 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KAIST 이수영 교수 연구팀은 `뇌정보처리에 기반하여 묵시적 의도 파악을 위한 시청각 정보 융합 모델` 연구를 통해 음성부터 얼굴표정, 행동패턴, 눈의 움직임은 물론 뇌파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은연중에 나타나는 의도와의 상관관계를 풀어나가는 연구를 수행한다. 향후 사용자의 감정을 더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지능형 인터페이스 개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톨릭 대학교 김대진 교수 연구팀은 `청소년기 공격적 문제행동과 인터넷(게임)중독의 관련성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군과 정상군을 선정해 뇌파 및 MRI를 측정한 뒤 이를 비교하는 연구인데 신경성장인자를 비롯해 공격성과 관련된 특징들을 분석해 향후 뇌기능 조절 기술까지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본 취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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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병원 산하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 전경.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는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연구협력을 하기로 했다.   사진=마르티노스 센터 제공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병원 산하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 전경.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는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연구협력을 하기로 했다. 사진=마르티노스 센터 제공

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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