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컴퍼니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16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지난 1일 서울 두산 아트센터에서 열린 안은미컴퍼니의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공연 장면.  사진=대전문화예술의전당 제공
지난 1일 서울 두산 아트센터에서 열린 안은미컴퍼니의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공연 장면. 사진=대전문화예술의전당 제공
현대무용에 있어 그녀의 이름은 파격과 도발을 상징한다. 비구니처럼 머리를 모두 밀어버린 헤어스타일과 기상천외한 패션을 통해 우리들은 그녀가 평범한 일반인들과는 다른 정신세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독일의 천재 무용가 '피나 바우쉬'에 비견되며 아시아의 피나 바우쉬로 불리는 안무가 '안은미'. 그녀가 이끌고 있는 안은미컴퍼니가 제작한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공연이 16일 오후 7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그녀가 2011년부터 기획한 '몸의 3부작' 중 마지막 프로젝트로서 우리 시대 40-50대 아저씨들의 몸을 기록하는 일종의 인류학적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할머님들과 함께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2012년 10대 청소년들과 함께한 '사심 없는 땐쓰'에 이은 이 땅 중년 남성을 향한 소통의 기록인 이번 공연을 통해 그녀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까?

안은미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듯 보이는 한국 중년 남성들의 몸 속에서 우리나라 근대의 역사적인 기억들을 끄집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출생한 세대이고 경제적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경제 제일주의', 혹은 '근대화 지상주의'라는 시대정신을 몸으로 체험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안은미컴퍼니는 이들을 기록하기 위해 2012년 전국으로 6개월 동안 카메라를 메고 여정을 떠났다. 특정대상이 아닌 불특정 남성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춤을 기록하는 작업은 한국 사회에 아저씨라는 계층의 몸들이 어떻게 춤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고 반성하고 실현하는지를 인류학적으로 관찰하고 그것을 다시 춤의 드라마로 구성하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조상님에게 바치는 댄스'가 한국 현대사의 곡절 속에서 여성의 몸은 어디에 있었는가를, '사심 없는 땐쓰'를 통해 십대의 몸을 읽고 상연했듯이 이번 공연은 우리 시대에 아저씨들의 몸이 놓여있는 자리, 그 전모를 그려내려 한다. 또한 이것은 사회적 책임을 짊어진 아저씨들을 위한 치유의 한바탕 굿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안무가 안은미는 "아저씨들은 집에서는 가장으로 회사에서는 일꾼으로 우리 사회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어깨가 무겁다"며 "하지만 술과 담배 아니면 이 중압감을 풀 수 없는 그들에게 잠시나마 해방감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 이와 같은 신나는 춤판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 공연에서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8명의 아저씨 출연진들이 스스로의 삶의 궤적을 몸짓에 담아 무대 위에서 춤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우리의 아버지이자, 삼촌이자, 오빠인 그들의 삶의 애환과 속살을 발견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공연이 될 것이다. 1만-3만 원. 문의 ☎ 042(610)2034.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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