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동 복지만두레 현장을가다] ① 회덕만두레

대전 회덕만두레 회원들이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위한 빨래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회덕만두레 제공
대전 회덕만두레 회원들이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위한 빨래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회덕만두레 제공
1사1동 복지만두레 현장을가다 ① 회덕만두레

대전 대덕구 와동 현대아파트 앞에 위치한 자그마한 상가 건물 2층에선 하루도 빠짐 없이 세탁기가 돌아간다. 한 눈에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두꺼운 겨울 이불과 색이 바래고 해진 내의까지, 세탁기는 쉬지 않고 빨랫감들을 삼키고 뱉어낸다.

회덕 `복지 만두레`의 빨래방 모습이다. 회덕 만두레는 지난 2003년 대전지역 최초의 복지 만두레로 출발해 10년 동안 부침 없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손만 뻗으면 동네마다 들어선 세탁소와 빨래방에 닿을 수 있는 요즘, 여전히 수도가 없거나 세탁기가 없어 빨래조차 하기 힘든 이웃들이 많은 것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회덕 만두레의 빨래 봉사가 먼 곳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몸이 불편하고 혼자 사는 독거 노인들에게 아침에 빨랫감을 가져가 세탁, 건조시킨 다음 저녁에 다시 배달해 주는 세탁 봉사는 가장 절박하고도 만족도가 높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웃과 상부상조하는 만두레 정신이 정착된 수범 사례로 꼽힌다.

회덕 만두레는 회덕동을 기점으로 연축동, 와동, 장동, 읍내동, 신대동 등 5개 법정동을 포함하고 있어 서비스 범위가 비교적 넓다. 또한 이들 지역은 도·농 복합지역이자 공단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저소득층과 독거 노인 등 취약 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만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주민 스스로 발굴하고,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만두레의 출범 취지에 비춰 본다면 만두레 사업이 적합하고 절실한 지역이지만 그만큼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만두레 사업이 관 주도의 정책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집행부 교체에 따른 지원과 관심 중단에 사업 자체가 흔들렸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회덕 만두레는 지역에 사업장을 둔 수자원공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위기를 극복하고 민 주도의 사업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4년 만두레방 조성을 위한 전세 자금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지원을 이어 오고 있다. 이는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전달과 같은 물적 지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장 나눔 행사와 명절 송편 만들기, 어르신 생신 잔치 등에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대전복지재단이 시민 참여 활성화를 위해 역점 추진 중인 1사(社) 1동(洞) `복지만두레 행복한 나눔 사업`이 지향하는 목표가 바로 이 곳에 담겨 있다.

박미경 회덕 만두레 총무는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장기적으로 만두레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 운영의 방향이었고 이를 위해 후원 기관과 자원 봉사자들이 직접 만두레 현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후원 기관 입장에서도 10년 간 지원을 끊지 않았던 이유가 된다. 봉사를 통해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 김형식 만두레 회장은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거나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것 보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빨래방 운영, 반찬 나눔, 생신 잔치, 나들이 사업 등을 꾸준히 내실 있게 이어가는 것이 만두레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울러 지금까지 회원들의 힘을 모아 만두레를 꾸려 왔듯 앞으로도 누가 보지 않아도 회원 스스로 후원을 발굴하고 나눔을 이어가는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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