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미래사회 뒤바꿀 열쇠 원천기술에서 찾자

국내 기초·원천기술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되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기초연구와 원천연구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 대전일보와 한국연구재단은 본 기획보도를 통해 국내 기초과학 중 향후 중요성이 부각될 분야의 최신 연구현황과 해외 연구 현장, 미래 사회의 청사진을 4회에 걸쳐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기초과학의 현 주소는=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한국은 과학기술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변모했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지난 2008년 11조 8423억 원 수준이던 R&D 예산을 2010년 13조 7014억 원, 2012년 16조 227억 원까지 해마다 확대해 온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정부는 내년에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예산을 총 5조 2000억 여원으로 5.0% 늘리며 단일 부처 R&D 예산 5조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초·원천 연구비중을 지난 2011년 전체 예산의 47.4%에서 2012년 50.3%, 올해 50.5%까지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제 기초·원천 연구를 통해 미래 세대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국정과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뒷받침하는 방증이다. 이런 지원을 자양분 삼아 국내 기초과학 연구도 다양한 분야, 다양한 형태로 수행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사업의 한 축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대전에 둥지를 틀었고 2017년을 목표로 한국뇌연구원도 대구에서 첫 삽을 뜨며 그 깊이와 범위를 더해가고 있다.

이같은 기초·원천연구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기초 원천·연구가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우리 기초·원천연구는 기초·원천연구의 중요성에 눈 뜬지 얼마 안된 상태로 선진국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아직은 다소 낮다. 단적으로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과학기술논문 색인(SCI)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논문 2만 5000여 편이 발표됐지만 논문 1편 당 피 인용횟수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 까지 3회 남짓으로 세계 30위에 올라있다.

◇기초 연구와 원천연구 제대로 알자=일반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고 넘어갈 기회가 없었던 기초 연구와 원천 연구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초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개발활동조사시행지침(Frascati Manual)에 따라 `순수 기초연구`와 `목적 기초연구`로 세분할 수 있다. 기초연구는 기초과학 또는 기초과학과 공학, 의학, 농학 등의 전혀 새로운 다른 학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이론이나 지식을 창출하는 연구활동을 일컫는다. 또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가능성이 있는 지식이나 기술에 대한 연구활동을 말한다.

이중 순수 기초연구의 목적은 지식의 진보다. 장기적으로 어떤 경제적 가치를 가져온다든지, 사회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기대나 연구결과를 실제 문제에 응용하고 응용에 관련 있는 다른 영역으로 이전하기 위한 노력을 배제한 채 수행되기 때문이다.

반면 목적 기초연구는 현재 알려진 문제 혹은 미래에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할 만한 지식기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수행된다.

그렇다면 원천연구는 어떨까. 원천연구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아직 없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원천연구에 대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독창적인 기술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다양한 기술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풀뿌리 기초연구부터 고위험 고수익 연구까지=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종류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스펙트럼의 기초과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연구자의 특성을 고려한 `풀뿌리 기초연구 지원사업`은 지역 대학 과학자 연구를, `신진 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연구에 막 뛰어든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기도 한다. 또 지난해 시범으로 첫 선을 보인 `모험연구사업`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초 연구를 활성화 하기 위한 사업이다.

본 기획은 이 중에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높은 관심을 받는 분야인 바이오와 의료, 뇌 연구, 공공복지안전연구 등 각종 사회이슈와 맞물린 분야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단 시간 내 연구성과 도출은 어렵지만 멀지 않은 미래 반드시 우리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의 연구 현장을 소개한다.

과학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진국도 기초연구 예산을 축소하는 추세"라며 "우리도 무작정 R&D 예산을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의 R&D 예산 중 개발쪽에 쏠려있는 예산을 기초연구 분야로 전환시키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본 취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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