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예산 덕산고

 예산 덕산고 교사와 학생들이 윤봉길 의사 순국 암장지에서 제사봉행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예산 덕산고 제공
예산 덕산고 교사와 학생들이 윤봉길 의사 순국 암장지에서 제사봉행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예산 덕산고 제공
덕산고는 충남 예산의 서편 마루 가야산과 덕숭산의 기운이 감싸고 어우러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덕산은 '장부 한번 집을 나서면 살아 돌아가지 않겠다(丈夫出家生不還)'는 매헌 윤봉길 의사의 가늠할 수 없는 기개가 가야산과 덕숭산 및 수암산 자락에 살아 숨 쉬는 성지(聖地). 그래서 덕산고는 윤봉길 의사와 관련한 '월진회', '봉사모', '매헌사랑회' 등의 단체는 물론 내포문화숲길, 지방자치단체, 지역민 등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나라사랑의 여건을 조성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학교는 2012년부터 향후 5년 간 자율형공립고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질(質) 높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차별화된 진로진학 프로그램과 개인별 맞춤형 멘토링, 인성교육, 융합형 스마트 학생동아리 등을 활성화하고 있다. 학력과 인성을 동시에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매헌 윤봉길 정신 잇는 매헌바로미

학교 교육과정의 특색사업으로 선정된 동아리다. 매헌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0년 10월 '월진회'와 협약을 맺고 교육기부 형식으로 지도강사의 지원을 받는 등 교사 2명과 학생 30명으로 구성된 나라사랑 정신 함양 동아리. 2012년 '매력있는 학교 만들기 특화경진대회'에서 중등부문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덕산고는 매년 매헌 선생의 문화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해마다 100여명의 학생이 매헌 선생의 영정을 모시며, 항일독립운동가의 염원을 담아 충의사로의 행렬에 참가하기도 한다.

매헌바로미 회원들은 이 축제 때 홍보 부스를 설치해 활동한 내용을 알리고 매헌 선생의 일대기와 업적을 일반인과 초·중 학생들에게 알린다.

현장에서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서적을 판매해 중국 하얼빈시 안중근연구기금에 보태기도 한다.

회원들은 2011년 중국 항일독립운동 성지 답사 때 안중근 기념관을 중심으로 의사의 독립운동, 731부대의 생체실험과 관련한 자료와 사진, 동영상, 서적, 매헌바로미의 안중근기념관 봉사활동 등을 흑룡강성 신문사와 TV에서 보도한 자료 등을 전시하며 일제의 잔학상을 일반인과 학생 등에게 널리 알리기도 했다.

△역사문화 답사 체험 활발

덕산지역은 가야산·덕숭산·수암산과 함께 역사·문화적으로 수많은 갈래마다 삶의 터전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곳이다. 물과 바람이 깃든 골마다 유, 불, 선이 어우러진 역사의 지역이며 지친 민중의 삶이 처절하게 저항한 중심이었다.

덕산고의 매헌바로미는 윤 의사의 사상과 업적을 학습하는 것은 물론 덕산지역의 문화유적인 사찰, 헌종대왕 태실, 남연군묘, 선인들의 풍류가 녹아있는 옥병계, 민초들의 애환을 담은 각종 미륵불 등을 답사하고 있다. 2011년에는 매월 역사문화탐구와 매헌기념관, 전쟁기념관, 백범기념관, 3의사 묘 참배, 중국 하얼빈 안중근기념관 견학방문, 대전 현충원 참배, 계룡대 견학, 강화도 역사문화 답사, 천안함과 참수리호 견학체험, 상해의거 79주년 학술대회 참가, 중국 하얼빈시 당학교 박송화교수 초청 강연 등 나라사랑의 숭고함을 체험했다. 지난해에는 매헌 문화축제 참가 및 봉사활동, 수덕사 템플스테이와 가야산 생태문화 탐사,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초청 강연, 중국 동북3성의 독립운동성지답사, 윤봉길 의사 평화정신 한·중·일 캠프, 항일 독립운동성지답사 발표회 등을 벌였다.

△해외 독립운동성지 답사

2011년에 이어 2012년 7월 27일부터 8월 1일 사이 중국의 동북3성 항일독립운동성지 답사를 벌였다. 이 답사는 학교의 지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개인, 단체, 여러 기업체 등으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아 이뤄졌다. 학교와 지역사회 간 유기적인 연계교육 및 교육기부의 역할모델인 셈이다.

이 답사의 여정은 중국 하얼빈의 안중근 기념관에서 독립운동과 애국애족 정신의 추모와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조선족 2중·고학생 5명과의 의미 있는 동반답사의 길로 진행됐다.

또 김좌진 장군의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얼을 기린 한·중 우의공원, 민족저항시인 윤동주 생가, 일송정, 고구려 역사문화, 백두산, 단동철교, 안중근 의사의 순국지인 여순감옥과 관동지방법원, 효창공원 3의사 묘 참배, 충의사 참배로 마무리했다.

△한 중 일 평화캠프 참여

지난해 9월 2일 덕산면 둔리 마을회관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바로 '한·중·일 우호 평화캠프'가 그것. 이 캠프에는 일본 에히메대학 와다 교수 등 15명과 중국 하얼빈 이공대학생 4명, 덕산고 학생 10명, 봉사모(윤봉길을 사모하는 학습연구 모임) 회원 8명 등이 참가했다. 일본 학생들은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해 홍구공원에서 투척한 폭탄에 죽은 시라카와 대장의 고향 출신 학생들로 구성된 것.

이 자리에서는 "독도에 대한 서로의 다른 시각과 생각"을 확인한 것. 일본 학생들의 경우 14명 중 10명이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덕산고 학생들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중국의 학생들은 한국의 땅이라고 답했지만 서로 다른 인식의 차이를 느낀 셈이다.

△윤봉길 의사 제사 거행

작년 12월 19일은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 후 순국 80주년이 되는 날. 이에 따라 덕산고는 지역의 '내포문화숲길'과 '봉사모'의 후원으로 봉사모 회원 6명과 덕산고 학생 6명이 윤 의사의 상해의거 후 압송로인 오사카로 이동, 앞서 지난해 9월 교류를 맺은 일본 에히메대학생 10명과 오사카에서 한·일 평화를 위한 토론회를 벌이기도 했다.

다음날 오사카성 위수형무소, 가나자와성 형무소 등을 거쳐 순국 암장지로 이동해 제사를 봉행한 것이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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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덕산고 학생들이 지역 단체 등과 함께 매헌 윤봉길 의사 축제 때 윤 의사의 영정 모시기를 진행하고 있다.
예산 덕산고 학생들이 지역 단체 등과 함께 매헌 윤봉길 의사 축제 때 윤 의사의 영정 모시기를 진행하고 있다.
 한·중·일 학생과 관계자들이 윤봉길 의사와 독도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한·중·일 학생과 관계자들이 윤봉길 의사와 독도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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