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아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전문의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질환이 눈에 보이거나 발병해도 불편함이 별로 없다면 견뎌내고 면역을 키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할 경우가 있는데 그 중 '비염'도 속해 있다. 하지만 비염을 앓아 본 환자라면 이 병이 자신을 얼마나 괴롭게 하는지, 체질과 계절에 따라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비염을 치료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는데 우선은 연령대이다. 젖을 먹는 유아들은 포유곤란으로 영양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유소아는 코막힘으로 구호흡이 되어 용모가 변할 수 있고, 쉽게 상기도 감염증상이 병발하며 이관기능장애가 발생하기도 하고, 중이염도 올 수 있다. 한창 공부를 하는 청소년에서는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 저하되어 학업에 지장이 있으며, 성인의 경우에는 수면부족을 겪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므로 이런 증상들을 같이 해소해 줘야 한다.

요즘에는 서비스산업이나 사회적으로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선생님, 강사, 아나운서, 상담사, 영업인, 성직자,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곳에서 직업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은 매월 월경으로 소비하는 혈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액이 부족하여 동일한 증상이더라도 더욱 심한 양상을 보인다.

항생제로 3주간 치료하던 한 환자는 비염은 좋아졌다는데 기침이 멈추질 않아 너무 지치고 힘들어 치료를 받으러 왔다. 먼저 초기의 급성적인 증상은 많이 좋아진 편이라 목 증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목을 혹사하였고 현재 체력도 저하되어 있으며, 목 안으로 건조한 느낌도 상당하여 진액을 보강하는 동시에 기운을 보태어 주는 약을 쓰니 따로 기침 치료를 하지 않았어도 증상은 수월하게 잡혔다. 기침이 풀리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듯한 증상도 같이 없어졌다. 목소리에도 훨씬 힘이 들어갔다.

보통 이런 경우 기침을 잡기 위해 가래를 없애는 약을 많이 쓰다보면 목이 더욱 건조해져서 입이 바싹 마르고 기침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간혹 입이 갑자기 마르면서 맛도 모르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건조함에다 약간의 물기까지 완전히 말려버리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감기관리를 잘못하면 자칫 봄철 환절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비염증세를 동반한 경우에는 즉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치료하고, 직업적으로 목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수시로 목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비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추운 겨울이라도 하루에 1회 이상 주위 환기를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청소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며,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습도 조절을 통해 진액 순환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수분 섭취와 코 점막 보호에 도움을 주는 대추차나 혈액순환, 감기에 효과가 있는 생강차, 귤피차 등을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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