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어 진단 어려워… 36% 발병 원인 불분명

이탈리아의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사랑과 영혼'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패트릭 스웨이지, 아이폰으로 세계 IT업계의 리더였던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바로 '췌장암'으로 운명을 달리 했다는 것.

우리나라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췌장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5위인 암이고, 발생 빈도는 전체 암 중 2.2%로 10위에 해당하며, 연간 약 2000명 정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췌장암에 대한 치료방법의 발달에도 5년 생존율은 매우 저조하다.

하지만 다행히 췌장의 절제술을 시행 받을 수 있었던 환자들에서도 재발을 잘 하여 근치적 전제술 후에도 5년 생존율은 10-20% 정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떤 암보다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 무서운 병

'이자'라고도 하는 췌장은 우리 몸에서 소화를 돕는 췌장소화액을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한다. 이런 췌장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에 췌장암이라고 하며, 췌장에 발생하는 여러 암중에서 췌장 효소 분비와 관련되어 예후가 불량한 췌장샘암종을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췌장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어서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하는 증상은 없으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복통이 있고 이어서 황달, 식욕감소, 체중감소, 당뇨병, 관절염, 구역, 구토, 피로감등이 있다. 드물게 급성 췌장염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노인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하면 한번쯤은 췌장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췌장암 발생 위험군은?

췌장암의 위험 요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환경, 유전적 요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개 50세 이상 나이가 많은 연령에서 주로 발생하며, 육류나 지방 성분이 많은 식사를 많이 하는 사람에서 췌장암의 발생률이 약 2배 정도 높은 반면 신선한 채소나 과일 섭취가 많은 사람에서는 발생률이 적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약 2-3배, 그리고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약 19배 췌장암의 발생률이 높다. 가족 내에 췌장암 환자가 발생한 경우 이들 가족 내에 췌장암의 발생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하여 약 18배 높다. 전체 췌장암 중에서 흡연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비율은 약 30%이며, 고열량 식이 등 식사가 20%, 만성 췌장염이 4%, 유전적 요소가 10%에 해당되며 나머지 36%정도가 아직 발생 원인을 모른다.

◇췌장암의 예방법

췌장암은 발생 빈도는 높지 않으나 예후가 나쁘고 사망률이 높고 또한 조기 진단도 어려운 질환으로 예방이 중요하다.

흡연이 췌장암의 위험을 2배나 증가시키므로 금연은 췌장암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과일과 야채를 포함한 잘 조절된 식사를 하는 것은 췌장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식이방법이다.

또한 빈도는 높지 않지만 알코올에 의한 만성 췌장염 혹은 유전적 질환들도 췌장암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이런 원인들을 제거하는 것도 췌장암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췌장암의 고위험군으로 알려진 만성 췌장염, 50세 이후이고 가족력이 없이 갑자기 발생한 당뇨병, 유전성 췌장염환자, 췌장의 낭성병변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도움말:김석현 충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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