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3색' 24-28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허원숙
허원숙
"검은 A, 흰 E, 붉은 I, 푸른 U, 파란 O: 모음들이여, 언젠가는 너희들의 보이지 않는 탄생을 말하리라."

프랑스의 시인 랭보는 자신의 '모음'이란 시에서 소리를 특정한 색으로 표현하며 천재성을 자랑했다. 랭보 이후 시인들은 청각적인 심상을 시각적인 심상으로 자주 바꿔 표현하고 있다. 시인들처럼 자신들의 피아노 연주를 각가 '레드', '바이올렛', '블루'라는 색으로 비유하는 이들의 공연이 대전에서 열린다. 2013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첫 기획 리사이틀인 '피아노 3색' 공연이 24일부터 28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세 차례에 걸쳐 공연된다.

△따뜻하고 풍부한 감성과 열정을 연주하는 '레드' 피아노 김성희

현재 대진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피아니스트 김성희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수석졸업했고 뵈젠도르퍼 국제콩쿠르 등 국내·외 유수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오스트리아 발트하임 대통령 초청 '세계 문화제' 초청연주와 바흐 탄생 300주년 기념 콘서트, 슈베르트 탄생 200주년 기념 콘서트에 출연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그동안 자신이 즐겨 연주했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작곡가로 잘 알려진 윤이상의 피아노 곡과, 지역 작곡가인 오이돈의 창작곡을 연주할 예정이며 '하차투리안', '스크리아빈'의 곡도 자신만의 색깔로 선보일 예정이다.

△웅대하고 심오한 정서를 우아하게 해석하는 '바이올렛' 피아노 한기정

피아니스트 한기정은 서울대 음대 재학 중 도미 한 후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NEC) 학사학위를 받고 베를린 국립음대(HdK) 전문 연주자 과정(Diplom)과 뮌헨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Meisterklasse)을 수료했다. 중앙일보 콩쿠르 1위, 예원 콩쿠르 금상, 월간음악 콩쿠르 대상 등 다수의 콩쿠르 입상 등의 경력을 자랑한다.

특히 한기정은 감각적 음색으로 내적인 표현력이 뛰어난 연주자로 유려한 테크닉을 자랑한다. 이번 연주에서는 3개국(독일-베토벤, 스페인-파야, 러시아-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우아하고 개성 있게 해석하여 매혹을 발산할 예정이다.

△음악을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관객과 소통하는 '블루' 피아노 허원숙

'음악과 언어는 같은 맥락의 이해에서 나온다'라는 음악철학을 가진 허원숙은 테크닉과 감상을 넘어 인생을 사색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발한다. 대전에서 최초로 연주되는 '여름빛에 관한 3개의 악상'은 작곡가 이건용의 문체에서 만날 수 있는 텍스트의 향연이 그녀의 음악어법으로 구현되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자신만의 색깔로 개성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는 여자 피아니스트 3명이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피아노 선율의 색깔과 향기로 다가오는 봄을 미리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5시 30분 김성희 리사이틀, 26일 오후 7시 30분 한기정 리사이틀, 28일 오후 7시 30분 허원숙 리사이틀. 1만-2만 원. 문의 ☎ 042(610)2222.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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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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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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