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교육전문직 시험유출은 조직적 범행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장학사 2명을 추가 구속한 가운데 불법자금이 2억원대에 달하는 등 조직적 범행이었음이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14일 지난해 충남교육청 주관 제24기 교육전문직 공개 전형 관련 문제유출을 주도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뇌물수수)로 교육청 소속 A(50), B(52) 장학사를 구속했다.

A 장학사 등은 지난달 이미 구속 기소된 C(47)씨와 공모해 지난해 6월 교육전문직 시험 공고 전후 응시자 중 일부를 선정 미리 문제를 만들어 전달하고 합격자들로부터 1인당 1000만-3000만원 상당의 대가를 챙겼다. 응시자 중 논술시험 면제자는 1000만원, 인지도 높고 경력자는 2000만원, 일반 응시자는 3000만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기준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대가로 받은 돈은 모두 2억 6000만원으로 이중 경찰은 2억 38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이 압수한 돈은 C 씨가 합격자들로부터 받아 자신의 고향 선배에게 보관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시험 응시자 중 자신과 친한 교육청 관계자를 비롯해 ROTC 선·후배, 으뜸 교사(교육계 기여하고 헌신한 교사) 동아리 선·후배, 과거 함께 재직했던 동료교사를 선별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들과 친한 교사를 선정해 문제를 유출해줬으며 이들로부터 문제를 유출받아 합격한 인원은 중등 분야 응시자 16명, 초등 분야 응시자 2명 등 총 18명이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초등 분야 응시자의 범행 가담도 드러남에 따라 초등 분야 시험 전반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불가피해졌다.

중등과 초등 분야 논술시험의 경우 총 7문제 중 4문제가 동일하고 면접시험은 총 4문제 모두 동일해 초등분야에서 범행에 가담한 응시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 B 장학사에게 포섭돼 이들이 원하는 시험문제를 출제하도록 유도한 출제위원들도 경찰은 조만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현재 경찰은 출제위원(논술위원 7명, 면접위원 5명) 중 논술위원 2명, 면접위원 2명이 A, B 장학사가 요구한 핵심 키워드 문제를 출제하도록 문제결정 과정에서 다른 출제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응시자 18명과 출제위원 4명에 대해 조만간 입건할 방침이며 중·초등분야 응시자 전원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거래 자금과 규모에 따라 배후세력에 존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충남교육계 전반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경찰은 다른 경로를 통해 문제유출 정황이 드러난 초등분야와 A, B 장학사 외 추가로 범행에 개입한 관계자가 있는지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모 기자 ksm1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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