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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응 전략 '비핵화⇒비확산' 급물살

2013-02-14기사 편집 2013-02-13 22: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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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책 수정 움직임… 한국도 변경 불가피 '先시설·後핵무기 폐기' 단계적 접근 주장도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북핵 대응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되고 있다. 북한이 실질적인 핵 능력을 진전시키고 있는 만큼 그동안 추진해온 비핵화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1993년 1차 북핵위기가 발생한 이래 국제사회가 20년간 비핵화 노력을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CVID(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번복 불가능한 비핵화)를 목표로 북미 양자나 남·북·미·중 4자, 4자에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시킨 6자로 관련국을 확대해가면서 대화를 한 것이 오히려 북한에 핵 개발할 시간만 줬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비핵화 대화 무용론'은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을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핵능력을 보유한 현실과 함께 핵심 관련국인 미국 내에서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이런 주장의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북핵 정책이 비핵화에서 비확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한미공조 차원에서 비확산으로 북핵 정책의 새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3일 "이미 북한을 비핵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됐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은 비확산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비핵화 정책을 추진하는 한국과 비확산으로 이동하는 미국간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차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확산 위험을 증대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성명을 포함해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토대로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이 북한의 핵 능력 진전보다는 북핵의 제3국 이전 등 핵확산에 있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비확산 문제를 강조하면 사실상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하는 모순이 생긴다는 점이다.

특히 비확산 정책을 채택할 경우 북핵 대화의 포인트도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핵을 가진 국가인 북·미간 핵군축 대화로 이동하게 된다는 점도 북핵에 대한 국민·국제사회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부분이다.

또 비확산 카드를 꺼내는 것이 북핵 문제의 본질을 흐트린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문제는 북한이 불법으로 핵개발을 하고 국제사회 제재에 반발해 핵실험을 하는 것"이라면서 "핵실험으로 북핵 문제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제한적으로 비확산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비핵화는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낮고, 핵무기의 제3국 이전 등 수평적인 비확산만 억제하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 행위를 묵인하는 것이니만큼 핵능력 진전의 억제를 의미하는 수직적인 비확산을 정책 목표로 세워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의 단초를 일단 북한의 핵개발 능력을 동결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핵화라는 높은 목표를 삼을 게 아니라 2·13 북미합의처럼 우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핵시설, 핵물질 등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은 뒤 핵무기 폐기 문제를 다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