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다 전·월세 선호 일반공급 경쟁 치열한데 특별공급 1대 1도 못미쳐

세종시 아파트 분양이 계속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청약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 세종시 행정도시 예정지(신도시)에서 이뤄진 아파트 분양이 대부분 성공리에 마감됐지만 공무원 특별공급은 경쟁률 1대 1에 크게 못 미쳤다. 이와 관련 신도시 입주를 희망하는 충청권 주민들 사이에서는 특별공급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아직도 많이 대기 중인 만큼 당분간 실수요자들에게 구입할 수 있도록 일반공급을 늘리되 공무원들의 분양 참여가 많아지면 '특별공급'을 다시 원상복귀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이뤄진 올해 세종시 1-1생활권 호반베르디움 분양은 1-2순위 청약에서 608가구 모집에 844명이 몰려 평균 1.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첫날 모두 팔렸다. 그러나 481가구의 특별공급 물량은 57가구만 청약에 나서 0.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무원 특별공급 미달 사태는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작년 연말 1-1생활권 L8블록 호반베르디움 4차 분양도 총 424가구 중 공무원 특별공급 물량 295가구 가운데 51가구만 청약, 17%에 그쳤다. 1-4생활권 M9블록의 제일건설 제일풍경채 700가구 분양도 특별공급 물량 483가구 373가구만 청약이 이뤄졌다. 95㎡ A타입 273가구에 269명이 청약, 높은 청약률(98.5%)을 보였을 뿐 106㎡형은 137가구에 85명, 95㎡ B타입은 79가구에 19명만 청약했다.

모아건설이 분양한 723가구도 공무원 물량 503가구 중 172가구만 청약이 이뤄졌고, 한림건설이 공급한 아파트도 979가구 중 특별공급 685가구는 169가구만 공무원이 청약했다.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무원 특별공급 분양이 저조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손꼽힌다.

우선 당장 세종시로 이전한 공무원들이 분양보다는 월세나 전세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종시에 쇼핑이나 교육, 문호, 의료 등 주거환경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당분간 홀로 거주하겠다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녀들의 교육이나 맞벌이 때문에 가족 전체 이주를 미루는 사례도 많다. 신도시와 인접한 대전 노은과 조치원, 오송, 청주까지 전세난이 파급된 게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1군 우수 건설사의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분양물량 외에는 입맛이 까다로운 중앙부처 공무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아파트가 없었다는 것이다. 입지가 좋고 브랜드 가치가 있는 건설사가 분양할 경우 공무원 특별공급도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총 1만7651가구가 공급돼 평균 청약경쟁률이 4.5대 1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16개 단지, 총 1만30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세종시에서 이뤄지는 아파트 공급은 70%를 이주 공무원에게 우선공급하고 있다.

김재근기자 kim8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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