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장에 반영돼 영향 제한적·회복력 빨라 코스피·채권 보합세 외국인 순매수 행진 지속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12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코스피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소식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고 전 거래일보다 5.11포인트(0.26%) 내린 1,945.79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12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코스피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소식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고 전 거래일보다 5.11포인트(0.26%) 내린 1,945.79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北 3차 핵실험 금융시장 반응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이미 금융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단기적인 악재로 그칠 것 같다는 전망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핵실험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환율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코스피 보합=이날 코스피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도 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북한 핵 실험장 인근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0.26% 하락하는데 그쳤다. 외국인은 무려 1353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이는 지난 한달 간 순매수 규모 중 가장 큰 것으로 외국인은 3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지수 하락은 핵실험보다 옵션 만기일을 이틀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이 3000억원 이상 나온 탓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움직임을 토대로 북한 핵실험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핵실험이 터져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핵 문제가 이미 반영된 재료인데다 대북 리스크가 과거에도 오랫동안 증시에 영향을 준 사례도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핵실험은 대북 리스크 중 주가에 주는 영향력이 가장 크고 대형 국제 이슈인 만큼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과정을 주시할 필요는 있다.

◇채권시장 환율·주식 영향에 강보합=채권시장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오히려 강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2시 51분 현재 3년 만기 국채선물(KTB) 3월물은 106.41로 전 거래일보다 3틱 상승하며 전일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채권시장은 북한의 핵실험보다는 원·달러 환율과 주식시장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각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90.8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90원(0.45%) 떨어진 상태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했다면 주춤했어야 할 원화 강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처럼 원화 강세가 지속하고 코스피가 1950선을 내주며 약보합의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부각하면서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채권시장이 강보합을 띠게 된 것으로 해석했다.

앞으로도 북한 리스크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특별한 재료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학습효과 생겨 빠르게 회복=이날 기획재정부 분석을 보면 그간 북한발 악재가 터질 때마다 한국 경제는 단기적이며 제한적인 영향을 받았다.

영향이 없을 때도 있었고 있더라도 짧으면 하루 이틀 만에, 길어야 2주 내에 원상회복하는 복원력을 보인 것이다. 지난 두 차례의 북한 핵실험에도 그러했다.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 때는 주가가 33포인트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5원 오르며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그러나 각각 5거래일, 14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리는 2-4bp(1bp=0.01%포인트) 움직이는데 그쳤다.

2009년 5월25일 2차 때는 핵실험 이후 3거래일간 주가가 42포인트 하락했으나 시험 후 6거래일째에, 환율은 3거래일간 22원 오르고 나서 3거래일 이후부터 각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금리는 핵실험 당일에 오히려 4bp 하락하는 안정세를 보였다.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인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는 좀 더 충격이 컸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기에 주가가 당일 63포인트 떨어지고 환율은 16원 뛰었다.

그러나 주가는 다음 날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거래일 만에, 환율은 하루 만에 각각 사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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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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