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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도 무작정 권장하면 역효과

2013-02-13기사 편집 2013-02-12 2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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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 책 선택 독서 흥미 제고 배경지식 없으면 내용 이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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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독서능력 키우는 4단계



올바른 독서 방법을 익히기 전 간단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지금 주변의 아무 책이나 펼쳐 들고 한 페이지를 얼마 만에 읽는 지 시간을 재보자. 대부분 짧게는 수 십초 에서 1-2분 내로 책의 한 페이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읽었던 내용을 다시 떠올려 본다. 첫 단어가 무엇이었는지, 그림이 어디에 있었는지, 문장의 끝에 어떤 단어가 나왔는지 기억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집중력과 암기력을 지닌 독서의 제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는 불과 몇 분 전에 읽었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빨리 읽고, 많은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독서의 필수 능력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불완전한 독서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1단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읽고, 생각으로 새기는 독서

독서의 능력이란 단순히 글자를 읽는 차원을 넘어서 내용 이해에 필요한 사고력, 내용의 위치 등을 파악하는 공간능력,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해석능력 등 관련된 많은 능력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이런 능력들을 조합해 최적의 상태에서 글을 읽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독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독서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독서에 필요한 능력은 대부분의 사람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위의 실험에서 읽었던 내용이 평소에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기사였더면 복잡한 과학 이론서의 한 페이지 보다는 훨씬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내용의 쉽고 어려움을 떠나 책의 내용이 평소 관심이 있고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라면 훨씬 더 이해와 기억하기 수월할 것이다. 이렇듯 관심과 흥미를 갖고 책을 읽게 되는 과정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읽고, 생각으로 새기는 독서다. 관심이 가는 분야의 독서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이 1단계이다.

△2단계, 눈으로 보는 독서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없는 내용의 책을 읽는 것은 글자를 눈으로 보는 피곤한 노동일 뿐이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독서를 입시와 연결시켜 생각하다 보니 좋다는 책은 아이가 무조건 읽어야 할 것 같고, 이 책을 읽지 않으면 마치 아이의 입시에 큰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해져 '중학생 권장 필수 도서목록'을 아이에게 읽으라고 강요한다. 천만다행으로 권해준 책을 자녀가 좋아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독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권장도서'란 그야말로 재미없는 책의 완결판과 같다. 좋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기에 앞서 자녀가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비록 당장은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의 책이라 할지라도 관심을 갖고 글을 읽는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

△3단계, 머리로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

독서의 속도와 양, 그리고 수준은 책을 읽는 사람이 가진 배경 지식과 비례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학습 내용을 가르치고 발전시켜나가는 이유는 앞서 배운 내용들이 배경이 되는 나선형 학습이론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독서도 마찬가지. 어떠한 책을 읽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책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책이 아이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어야 한다. 주변에 보면,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아이의 머리로 읽을 수 없는 어려운 책을 읽으라고 권유하는 부모가 많다. 이러한 것은 효과적이고 올바른 독서방법이 아니다. 올바른 독서능력의 두번째 핵심은 머리로 읽는 것이다. 자녀의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고, 지식과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면서 독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4단계, 마음으로 익히고 새기는 독서

부모가 생각하는 독서 능력이란 입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독서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입시를 위한 기술적인 글쓰기 능력 습득이 아니라 앞으로 자녀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관, 인성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즉 자라나는 아이에게 필요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머릿 속에 정보로 입력함과 동시에 비판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에 새기는 독서를 해야 한다.

마음으로 새기는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난 후, 느낀점에 대해 감상문으로 쓰게 하면 될까. 하지만 이러한 글쓰기는 입시를 위한 기술적인 능력을 기르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 간단하지만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 방법이다. 바로 책읽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 글을 읽고 자신만의 지식을 만들어 생각으로 표현하고 입시에 승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학교와 학원에 맡기고 부모는 책을 자녀의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행동'으로 도와주면 된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도움말=엠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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