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맹점 마케팅비 부담 갈등 격화 여론에 밀려 재개했던 상시행사 이달 종료

카드업계가 대형 가맹점과 마케팅비 분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달 중순 또 중단할 예정이어서 서민 불편이 예상된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는 오는 17일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맹점 또는 생활편의 업종에 대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업종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인 대형 할인점, 백화점, 면세점, 항공사, 통신사, 온라인 쇼핑몰, 보험 등이다.

비씨카드, KB국민카드도 이달 말부터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며 일부 카드사는 우수 고객에게 보유 카드 여부와 관계없이 등급별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제도마저 폐지하기로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중단 시 고객 고지에 미흡한 면이 있어 카드사들이 이달 중순 또는 말까지 자체 비용으로 한시 행사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무이자 할부 행사가 이번에 끝나면 추가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이자 할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새해 발효한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때문. 이 법은 무이자 할부에 들어가는 마케팅비용을 카드사와 가맹점이 함께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카드사들이 그동안 전액 맡아온 비용 분담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이 거부했다.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과 벌여온 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지난 1월 1일부터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를 전격 중단했다. 이후 충분한 고지가 없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카드사들은 열흘 만에 무이자 할부를 재개했다.

카드사들은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를 다시 중단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고객 배려 차원에서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를 1개월 정도 유예했지만 계속 할 경우 경영 압박이 커지고 대형 가맹점 분담을 규정한 법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중순 이후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으려면 무이자 할부 기능이 탑재된 카드를 써야만 한다.

국민카드의 '와이즈카드'나 신한카드의 '심플 카드', 비씨카드의 '그린 카드', '우리V 티아라 카드', 'IBK 스타일 플러스 카드' 등이 가능하다.

카드사들은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중단에 따른 고객 불편을 줄이려고 추첨행사 등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무이자 할부 대신 포인트 적립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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