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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문화코드] 우후죽순 레지던스, 대전만의 독자적 해답을 찾아라

2013-02-08기사 편집 2013-02-07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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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운영… '레지던스형 작가' 탄생 현장 중심의 지역 연합전략 전개 필요

서울에서 제주까지 각 지역 문화재단과 미술관 대부분은 작가를 위한 레지던스 및 창작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창작자에게 공간을 제공하여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측면과 창작공간을 바탕으로 한 창작자와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활동은 바람직한 결과이다. 단, 이러한 긍정적 기능이 확대·해석된 결과인지 각 지역마다 창작공간이 우후죽순 만들어졌고, 그 양적 증가만큼 창작공간 지원사업이 성공한 문화정책의 지표로 활용되면서 내용 없는 형식적 운영에 정작 예술가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연속적으로 창작공간을 순회하는 작가군 형성에 대한 우려와 대다수의 공간이 뚜렷한 목적 없이 공간지원방식만을 고수하는 현실을 질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창작공간에 입주한 창작자들 중 대부분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국립공간(고양, 창동)에서 시립이나 지역문화재단의 공간(난지, 금천, 경기, 인천 등)으로 또는 역으로 공간을 이동하며 2차, 3차 연속적으로 레지던스에 입주한다. 연속적으로 레지던스에 입주하는 작가 때문에 오죽하면 '레지던스형 작가'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이들을 무작정 배제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단 공간지원을 받은 작가는 자생력을 키워서 현장으로 배출되어지고, 이 공간에 새로운 작가가 유입되면서 계속 순환되는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많은 작가들이 본래의 공간지원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 불만이 고조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폐단을 만들어 내는 원인으로 창작공간 운영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공간들이 일률적 기간제한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 지역마다 특화된 내용 없이 공간제공이라는 표면적 지원만을 우선시하는 점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더욱이 지역에 위치한 창작공간들은 지역작가만으로 입주 작가가 구성되고 활동의 폭이 지역으로 제한되어짐에 따라 대다수의 지역기반 작가들이 지역의 창작공간을 외면한 채 수도권의 창작공간으로 집중하고 있다.

창작공간마저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현실은 분명 각 지역의 창작공간 운영자들과 문화정책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 과제를 지역이 갖는 태생적 한계로 치부하거나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해결책을 찾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이 문제를 풀어 나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역성의 한계를 지역간 연합전략을 전개함으로써 나름 잘 풀어나갈 단초를 제시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아트플랫폼과 제주현대미술관이 시범 교류사업으로 진행했던 '제주도의 푸른 캠프'(2012.8.4-5)는 지역 창작공간의 효율적 운영의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천과 제주라는 두 지역이 자신이 속해 있는 행정 지역으로만 국한해왔던 시각을 넓혀 상호 협조적 태도가 만든 결과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천아트플랫폼은 예술체험 교육프로그램과 레지던스 예술가를 강사로 제주에 파견하고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제주 특성적 공간(야외 캠핑장과 예술인 마을)과 관광객을 대상자로 유도하는 재치를 발휘하여 상호 협조함으로써 인천의 창작공간에 입주한 작가의 활동지원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시범적인 시도이지만 이러한 시도에 참가 가족들이 10만 원이라는 참가비를 내고 예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휴가를 즐기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창작공간 운영의 측면에서는 분명 큰 의미이자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대전의 창작공간도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야 할 시점인 듯하다. 해외진출에 대한 입주작가들의 요청에도 귀를 기울여 주고 아트마켓과의 연결방법이나 새로운 활동을 통한 작가발전의 기회 생성에도 노력하여 대전 창작공간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천편일률적인 창작공간과는 차별화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특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해서 창작공간에 무리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적용이나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창작활동에 매진하는 작가에게 미디어아트와 같은 테크놀로지 바탕의 형식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며 급격한 변신을 요구하여 새로운 성격을 창작공간에 부여하려 하는 것은 억지이자 편의주의식 발상이다. 이처럼 준비 없이 순식간에 생색내기식 운영방식을 표방함은 창작공간을 창작의 무덤으로 만드는 지름길임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남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순간의 요령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농익은 대전만의 독자적인 해답을 기대한다. <서울문화재단 문화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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