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침내 나로호(KSLV-Ⅰ)가 발사에 성공했다. 엄청난 소음과 함께 거대한 연기를 쏟아내며 치솟은 나로호는 과학위성을 목표 궤도1)에 안착시켰고, 위성신호를 수신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우리 땅에 있는 발사대에서 상당부분 우리 기술로 쏘아 올려 성공한 만큼 나로호 성공발사를 위해 불철주야2) 노력해 온 과학기술자들은 물론 온 국민이 기뻐하고 환호해도 지나친 일은 아니다. 200명이 넘는 현장의 과학기술자는 물론 러시아인 과학기술자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니 그 심정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나)우리별 1호부터 따지면 우리는 20년이 넘는 우주개발 연구 및 시도를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인공위성은 오래전부터 자력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을 갖췄으나 발사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지난했다3). 군사용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까닭에 미국으로부터는 냉정하게 거절당했고, 나로호 개발에 참여키로 한 러시아 업체도 계약 내용 외의 기술 이전은 역시 거부했다고 한다. 2009년과 2010년 두 번의 발사 실패와 연이은 발사 지연을 겪은 가운데, 러시아 업체와의 계약내용을 볼 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기에 성공에 대한 압박감은 그만큼 컸다. 염원을 안고 철저한 사전준비에 임한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있었기에 이번의 성공이 있었다고 본다.

(다)그동안의 실패·지연 원인을 찾기 위해 자체 연구와 실험에 매진하면서 발사·위성분리·궤도 진입 등 발사체를 운영하는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평가는 고무적이다. 또 150여개에 이르는 관련 업체와 45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해 10년간에 걸친 개발사업을 함께 해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은 뛰어난 수준이라고 할 수 없지만 첨단 과학기술의 총아4)로 불리는 우주과학산업 성장 모델의 전형을 따라 진행됐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을 계속 유지해 가면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면 나로호 이후의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제 2021년을 시한으로 정한 완전자립형 발사체(KSLV-Ⅱ) 발사 성공을 위해 매진해야 할 때다. 나로호와 달리 3단 로켓으로 발사체를 구성하는 이 사업의 핵심은 시스템 전반은 물론 3단 로켓까지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나로호와 관련된 모든 기술과 경험이 유무형의 자산이 돼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아낌없는 정부 지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발사 성공이 우주과학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대전일보 2013년 1월31일 23면>

1)궤도:행성(行星)이나 혜성(彗星), 인공위성 따위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른 천체의 주위를 돌면서 그리는 일정한 곡선의 길.

2)불철주야:어떤 일을 함에 있어 밤낮을 가리지 않음.

3)지난하다:굉장히 어려움.

4)총아: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인기가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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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대전역 대합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대전일보 2013년 1월 31일 6면>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대전역 대합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대전일보 2013년 1월 31일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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