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한 시간 동안 어린 동생에게 10여 차례의 갈등을 느낀다고 한다. 이때 만일 부모가 차별대우를 한다고 느끼면 형제자매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형제자매 관계는 아이들에게 고통만 줄까? 아니다. 형제자매 관계는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보물 상자이다. 아이들은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 가족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해준다. 형제자매간의 갈등에서는 부모가 제 3자가 되어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갈등을 부모님이 잘 조절하지 못하면 오히려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맺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아이의 사회성을 위해 형제자매관계를 활용하고 싶다면 이제부터 부모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큰 아이를 너무 어른 취급하거나 둘째 아이를 너무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다. 보통 아이를 키울 때, 엄마는 동생 앞에서 큰 아이를 어른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둘째는 어린애 취급을 받게 된다. 큰 아이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형제자매간의 갈등도 심해지지만, 또래 친구 관계에서도 큰 아이는 언니 역할을 하려고 하고, 둘째 아이는 막내 역할을 하려고 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둘째, 큰 아이에게 동생 돌보는 일을 과도하게 책임지게 하지 않도록 한다. 동생 돌보기를 과도하게 맡긴다거나 동생을 예뻐하길 강요하면 큰 아이에게는 동생이 예쁜 마음과 미운 마음이 동시에 생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을 어린 나이부터 많이 감당하게 되면 아이들에게는 '부모화'라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데, 부모화된 아이들은 대인관계에서도 자신이 다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어른 역할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겉으로는 친구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친구는 없는 경우가 많다.
셋째, 형제자매간의 서로 다른 기질을 고려하고 존중해주자. 한 아이는 뭐든지 천천히 받아들이는 거북이형인데 다른 아이는 빠른 제트기형이라면 서로 다른 기질적 특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서로 비교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중요 하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아이에게 맞는 서로 다른 활동을 시키는 것이다." 승기는 노래를 잘하고, 나는 운동을 잘해"하면서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각자의 감정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자. 싸움이 발생하게 되면 서로 자기가 억울하다고 울어대는 통에 부모를 더욱 화나게 만든다.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하려면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연아야, 네가 그렇게 소리 지르는 것을 보니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겠어. 왜그렇게 화가났는지 엄마한테 이야기해줄수 있니?" 또는 " 나는 아주 화났다고 큰소리로 말해도 돼" 등이다.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중재방법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은 물론 친구의 감정도 빨리 알아차리고 적절히 말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아이라면 누구라도 친구가 되고 싶어 할 것이다.
김세인<동국대 유아교육과 석사, 대전신영어린이집 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