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탈북여정… 분단 아픔 고스란히

국경을 넘는 아이들 (박현숙 글·한수진 그림)=배고픔을 피해 박탈당한 꿈을 찾아 위험천만한 여정을 감행하는 북한 아이들의 이야기 '국경을 넘는 아이들'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불편한 동화다. 외삼촌의 탈북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강일네는 압록강을 건너 남한으로 갈 결심을 하지만 그 여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을 건너던 중 국경 경비대원의 총탄을 맞은 엄마와 헤어지고 수용소로 끌려가 폭력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등 주인공 강일이 겪는 고통은 우리 아이들의 눈에는 불편하리 만큼 가혹하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할 일이기에 작가는 '불편한 동화'를 만들어 냈다. 책은 한쪽의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고 '아이들'에 초점을 맞췄다. 분단의 아픔을 모르는 어린 독자들에게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너무 바쁜 엄마·아빠 여유도 필요해요

빨리빨리 너의 시간 느릿느릿 나의 시간(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글·주잔네 베히도른 그림)=아마도 지금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묻는다면 대부분 "강남 스타일"을 외치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빨리빨리" 였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빨리빨리"를 달고 산다.

그림책 '빨리빨리 너의 시간 느릿느릿 나의 시간'은 시간에 쫓겨 여유없는 삶을 사는 현대인에 대한 책이다. 조바심을 내고 서두르는 모습은 당연한 일상이 된지 오래. 책은 서두르는 엄마 아빠와 느릿느릿한 케빈의 이야기를 통해 '느린 게 더 빠를 때가 있다'는 말을 전한다. 조바심 내는 엄마 아빠가 놓친 것들을 느릿느릿 케빈이 잊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의 여유' 덕분이다.

△'여우비' 속설로 배우는 전통혼례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고 (유다정 글·유승하 그림)=해가 떠 있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어른들은 '호랑이 장가가는 날', '여우 시집가는 날'이라고 말한다. 동화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고'는 호가호위 라는 고사성어와 여우비에 얽힌 속설을 이야기로 풀어내 전통 혼례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책이다. 배짱과 재치를 갖춘 여우 아가씨와 그런 여우 모습에 홀딱 반해 배시시 웃는 순수한 호랑이 총각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까치의 중매로 여우와 호랑이가 혼인을 하게되고 곰이 함진아비가 되고, 동네 아낙들이 몰려들어 함에 든 예물을 구경하는 등 주인공은 동물들이지만 그 모습은 사람을 쏙 빼닮았다. 옛날 이야기와 속설을 잘 버무려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전통 혼례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최진실 기자 choitruth@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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