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천안여중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교육기부를 통해 파키스탄의 헤나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천안여중 제공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교육기부를 통해 파키스탄의 헤나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천안여중 제공
천안여중은 '무지개 빛깔로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이라는 주제로 중학교 실정에 맞는 이중언어 프로그램과 다문화 이해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다문화 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장려상 표창을 받으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천안여중은 지난해 학교평가 우수학교 표창을 비롯해 100대 교육과정 운영 우수학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 독서논술교육 우수프로그램 교육감 표창, 방과후학교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상 교육장 표창 등을 수상하면서 화려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3월부터 2014년 2월 말까지 중·고교에서는 연구 사례가 많지 않은 다문화교육 정책연구학교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역시 지난해부터 올 2월 말까지 다문화 거점학교 사업 공모에도 선정됐다. 천안여중이 다문화 교육 실천 사례의 선도학교로서 모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온·오프라인 다문화 환경=천안여중이 다문화 교육을 위해 가장 먼저 구축한 것이 온·오프라인을 통한 다문화 환경 조성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세계를 품은 아이들'이란 게시판을 마련해 각국의 특징과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를 게시한다. 교내 계단 및 복도 천장에는 각국의 인사말 등을 담은 패찰을 달았다. 또 다문화 교실인 '무지개실'에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아다모(아름다운 다문화 모임)' 공간으로 활용토록 했다. 여기서는 동창회 선배들과 함께 학교생활의 고민과 진로에 대한 상담을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온라인에는 다문화 공감학교 홈페이지를 별도로 구축, 활동 내용을 사진자료와 함께 홍보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행복사제동행 결연 1대 1 멘토링=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멘토)를 대상으로 '행복사제동행 결연을 맺고 학습 및 진로·진학 관련 상담, 친교 활동, 가정 방문 등 학생의 조기 적응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견학, 책갈피 만들기, 일기장 선물 교환 등의 활동 내역은 활동 일지에 작성 공유토록 한다.

△'5·20 세계인의 날' 다문화 주간=이는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각 교과별로 다문화 관련 요소를 포함한 내용으로 학부모 대상 공개 수업을 실시하며, 매년 5월 20일 '세계인의 날'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다문화 주간을 운영한다.

외국인 이주민 단체인 '모이세'에서 초청한 외국인 강사의 '다문화 강연'을 통해 베트남, 필리핀,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의 문화와 풍습을 직접 체험하기도 한다. 이밖에 결혼이주여성의 사연을 다룬 다문화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토론한 뒤 감상문을 쓰고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학교 축제 통해 다문화 체험=학교 축제는 학생회가 중심이 돼 운영하고 있다. 축제 때는 다른 나라의 전통 음식, 놀이, 의복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다문화 테마 학급 카페'를 통해 토쿄마쯔리(축제), 파키스탄 음식 체험, 중국 포춘쿠키 및 홍등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또 세계 민속의상 패션쇼 코너에서는 한복을 비롯해 일본 기모노, 베트남 아오자이, 중국 치파오 등 학생들이 직접 입는 법을 배우고 전교생에게 소개한 뒤 운동장에서 퍼레이드를 펼친다.

△다양한 문화체험활동 통한 이중언어 교육=학교가 고심 끝에 만든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의 대상은 다문화 가정 학생으로 제한하지 않고 일반 학생에도 신청을 받아 일본어, 중국어, 파키스탄어 등 다양한 이중언어 강의를 개설 운영한다.

주로 언어와 함께 문화 교육을 벌이며 읽기·쓰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시청각 자료와 체험 위주의 흥미로운 이중언어 교육을 진행한다. 천안교육지원청이 주최한 제2회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2학년 학생 2명이 중등 부문 은상과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어 시간에는 그 나라 결혼 문화 중 하나인 헤나(문신)를 체험하며, 일본어 시간에는 기모노 입는 법을 배우고 일본식 주먹밥인 오니기리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도 한다. 중국어 시간에는 중국 전통 만두를 만들어 함께 시식도 한다.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를 배울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문화 가정 학부모를 강사로 활용=다문화 가정 학부모의 교육기부를 통한 강사 활용도 눈에 띈다. 다문화 가정 학부모 역시 자국의 문화나 풍습 등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이들은 학교 축제 기간에 전통 의상도 빌려주고 음식도 만들어 주는 등 다문화 교육 활동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주변 학교 아우르는 이중언어 교실=여름방학 때는 천안 관내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다른 학생들에게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중언어 교실을 개방한다. 지난해에는 인근 학교에서 13명의 학생들이 천안여중의 일본어와 중국어 강좌에 참여하기도 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인근 학교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 교실을 운영한다.

△다문화 체험·각종 캠프='부모님과 함께하는 지역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유적지나 박물관 등을 체험하는 것. 이 프로그램에는 이곳 학생 뿐 아니라 천안에 거주하는 중학교 다문화가정 학생들 중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동참한다. 지난해는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두부 만들기, 부채 만들기, 전통 가옥 둘러보기 등을 체험했고 온양 민속 박물관을 관람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의 긍정적 유대감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너와 나 우리 하나 되는 화목한 다문화 캠프'다. 이 캠프는 지난해 여름방학 중 이틀간 진행했으며, 영화 '완득이'를 본 뒤 삼행시 짓기, 마술쇼 체험,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발표하기 등을 실시했다.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해 7가지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한 '리더십 캠프', '추석맞이 사제동행 전통문화 체험 송편 빚기' 등도 이 학교만의 이색적인 다문화 공감 프로젝트다.

△국경 없는 마을 체험=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거리를 찾아 외국인 이주민 노동자의 일상생활 모습을 직접 살펴본다. 이곳 다문화 홍보 학습관에서는 외국인 강사에게 각국의 악기, 인형, 유물, 음식, 전통의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체험도 벌인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들이 지난해 6월 행복한 사제동행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들이 지난해 6월 행복한 사제동행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여중 학생들이 일본 의복 체험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여중 학생들이 일본 의복 체험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